8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구나.
내일부터 9월이라니, 아직 날씨가 덥지만 가을 초입에 다가온 마음이야.
시간이 되면 동네 산책로에서 지난해 가을처럼 30분씩 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어.
운동을 주 3~4회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유산소가 부족하기도 하고,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자전거와 걷기/조깅이거든.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과목에 "체육"을 썼던 네가 요즘 운동도 못하고 얼마나 답답할지.
막막한 심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잘 먹고 잘 자는 모습으로 안도하고 있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9월이 되고,
너의 공부하는 리듬에도 변화가 있기를 바래봐. 좋은 쪽으로 ^^
그동안 몸 좀 잘 풀어왔다면,
이제 조금 뛰어야 겠는데? 하는 마음이 가볍게 들기를.
오늘은 엄마가 좋아하는 이성복 시인 (혹시 처음 듣는 것은 아니지? 언어영역 공부했다면 나오지? ㅋㅋ)의 시, 그 여름의 끝을 소개하며 마무리할게.
1992년 쇄를 갖고 있는데, 지난번 대학로 갔다가 시집 서점에서 새로 나온 시집까지 살 정도로 이성복 시인을 좋아해. <그 여름의 끝> 외에도, <남해 금산>,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등의 시집들도 주옥같아.
20대 고독한 그 어느 날엔가, 엄마에게 놀러 왔다가 책장에 보이면 꺼내 읽었으면 좋겠다.
그 여름의 끝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퐁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 이성복 <그 여름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