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68] 수시는 정말 안 쓸 거야?

# Don't look back in anger # 오아시스

by 낯선여름

고등학교 와서는 어머니들 단톡방이 정말 조용하다.

학교 특성도 있는 것 같은데, 정말 너무 조용해서, 가끔은 옛날이 그리울 정도야.

초등학교 때까지는 단톡방에 참여는 잘 안 해도 늘 질문하고 답하는 분들이 매일 있어서 그것만 읽어도 무슨 일이 있구나, 준비물은 이런 거구나, 알 수 있었는데,

고등학교 와서는 한 달에 한번 대표 어머니가 급식 신청하는 날이나 학교앱에 있는 공지를 다시 한번 전달해주는 정도네.


다음주가 수시 접수 기간이라서 그런지, 지난주부터는 사소한 질문이 간혹 오가는 것 같아. 가령 수시 접수 전에 담임 선생님 면담을 하신 분 있냐, 라든지, 원서 접수할 때 사진 사이즈는 어떻게 하느냐 같은.

보아하니 이분들도 학종이나 교과 같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모두들 각자 분주하게 준비하는 것 같아서 엄마도 이렇게 손 놓고 있어도 되나 하고, 금요일 퇴근 후에는 몇 개 찾아봤어.


수시 접수 기간이 다음 주 한 주니까 접수하려면 미리 서둘러야 하는데, 정시로 갈 것이라고 이미 선언했으니 다른 전형은 쳐다도 안 봤지만, 엄마 친구들과 고등학교 선생님하는 학교 선후배들에게 들은 것은 있어서, 그래도 6개를 모두 수리논술로 쓰는 것은 어떨까 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거든. 성적이 들쑥날쑥할 때도 모의고사 수학과 물리는 계속 잘해왔고, 잘하고 있으니까. 한번 넣어놓고 생각하면 어떨까 하고.


모의고사 끝나고 기회 봐서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오늘 이야기를 꺼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단호하게 자르니. (왜 이렇게 단호박이냐, 이 녀석아. 부엌에 놓여진 단호박까지 미워지려고 한다.)

엄마가 전에도 이야기 한 적은 있었고 그때도 손사래를 쳤지만, 생각이 변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물은 거야. 앞으로도 변할 수 있는데. 수능 뒤로 시험 보는 학교들로만 응시해 보는 것은 크게 부담도 안될 텐데. 아쉽다고. 아깝다고.


후회하지 않겠냐고 묻는 엄마의 질문에, 후회 안 한다고 말하고 선을 그으니, 엄마가 머쓱하다.

머쓱한 엄마는 괜히 맥북을 열어 음악을 듣는다. 이런 날은 펑크 같은 음악을 들어줘야 해.

아 참, 지난주에는 오아시스 15년 만에 재결합 뉴스가 엄청난 화제였어.

너도 비틀즈나 퀸, 마이클잭슨 같은 너에겐 옛날 팝송도 많이 들었으니까 오아시스도 들어봤을 거야.

엄마가 퇴근하면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라는 라디오방송 듣는데, 거기서 들으니 오아시스에 열광하던 40, 50대 말고도, 그 자녀 세대들인 요즘 젊은 세대들까지도 오아시스에 열광하고 있대. 본국인 영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말이야.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엄마 세대 때 들었던 좋은 곡들을 함께 다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뻐. 너도 꼭 들어보길.


대표곡도 너무나 많지만, 엄마는 오늘 (그 유명한) "Don't look back in anger"로 시작했다.

제목이 너무 의미 심장하지 않니? ㅎㅎ

새겨보도록 하여라.


수시 토론으로 시작해서 오아시스 얘기로 마무리하는 토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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