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것은 내가 애쓰고 있다는 반증
내가 다니는 회사는 지하철 역과는 먼 곳에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단군 할아버지 같이 변화가 없을 것 같은 곳에도 봄의 향기가 부는지 전체 리모델링 계획이 나오더니, 드디어 2023년 1월 임시 이전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해서 시한부, 약 1년간, 우리는 역세권 임대 빌딩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늘 역과 가까운 회사에서 있었던 사람들은 그 소중함을 모를 것이다. 우리 동료들은 출퇴근과 점심시간이 풍요로워졌다. 문자 그대로 삶의 질이 급상승한 것.
그리고 한 명씩 필라테스를 등록했느니 뭐니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 또한 이전하기 한 달 전부터 폭풍 검색을 했다. 요즘은 필라테스와 1:1 피티샵이 유행인지, 신도시 같은 그 동네는 건물마다 규모를 달리해 자리 잡고 있고, 경쟁이 심하니 금액이 괜찮다. 하지만 나는 몇 개 있지도 않은 요가원을 검색했고, 가깝고 점심 수련이 있는 곳은 단 한 곳이라 단번에 등록했다.
그리고 오늘 첫 수련.
차분한 선생님이 나긋나긋하게 이끄신다.
이 무슨 인생수업인가 싶은 명언들이 잔잔히 쏟아진다.
날숨과 들숨.
숨에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니 자신의 호흡을 찾아 자신의 속도로 쉬면 된다고. 가장 편안한 지점을 찾아 느껴보라고 한다.
들숨에 어깨와 가슴을 펴고, 날숨에 어깨를 편안히.
자신감이 필요하면 크게 마셔서 몸을 활짝 펴는 걸 더 하고, 쉼이 필요하면 조금 편하게 웅크려도 좋다.
흔들리는 것은 내가 애쓰고 있다는 반증
균형 잡는 자세들에서 한쪽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이런 떨림과 흔들림이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해 준다.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애씀도 실패도 없다고. 동작이 안되어 한쪽 다리가 떨어지면 보통 외부의 눈치를 보는데 오로지 자신에 집중하고 다시 자세를 잡으면 된다고.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하되, 조금만 더 나를 확장해 가는 방법.
자세를 지적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지금의 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곳이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이래서 다들 요가를 하는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