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걸의 요가] 실패하는 나도 받아들이는 마음

떨어져 봤자 매트인데 조금 더 용기 내어

by 낯선여름

갈 때마다 평화로운 요가원이다.

별다른 회원 마케팅도 없다. 처음 등록할 때는 참 옛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어딜 가나 1년을 선 등록하면 한 달에 얼마고, 6개월을 하면 얼마고, 하는 그런 제안을 해서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데, 여기는 그런 셈이 아예 없었다.


선생님 한 분이 조용히 수련생을 맞고 수업을 하는 곳이다. 하루에 세 번 수업이 있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한다. 동료들은 거의 매 시간 수업이 있고, 선결제 할인과 예약 앱을 제공하는 필라테스 학원에 앞다투어 등록했다. 그런 자잘한 수고와 피로에 지친 나는 조용한 이곳을 택했다.


주로 낮의 요가는 평온하고, 저녁의 요가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보통은 점심 시간의 고요함을 선호하지만, 어떤 날은 역동적인 저녁에 가고 싶은데,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어려운 자세를 순서대로 이어하는데, 어제는 특히 양쪽 몸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계속한다고 했다.


선생님의 격려 방식은 종종 온화한데 (‘할 수 있을 만큼만’요, ‘한 숨 더’요) 어제는 조금 결연했다. 잘하는 나만 내가 아니고, 실패하는 나를 받아들여라.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보는 그곳에 발전이 있다. 늘 있는 그 곳에만 머물려 하지 말라고.


나의 몸도 또한 할 수 있는 만큼 조금 더 용기 내 보라고, 떨어져도 괜찮다고, 떨어지고 다시 균형을 잡아 자세를 하면 된다고. 떨어져 봤자 매트라고.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수련생들의 굳은 몸과 마음을 계속 두드렸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몸과 마음을 쏟으니 땀이 주르륵 흘렀다. 기분 좋은 땀이었다.


몸으로 채웠던 작은 용기가 마음으로 들어온 듯한 꽉 찬 느낌이 들었던,


화요일 저녁의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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