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송도 가는 길 -1

돌산 송도

by 연목

송도는 돌산 군내리에 속해 있는 돌산의 부속섬이다. 부속되었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거나 의미가 적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 선입견은 늘 생각의 발목을 잡는다. 부속되기 전 이미 그것은 그 자체로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찬바람에 긴소매를 입어야 할 정도로 찬기운이 느껴졌었다. 그러나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다. 10시가 넘어가니 햇볕이 따가울 정도다. 다시 여름이 오는 게 아닌가 싶다.

송도를 가기 위해서는 여수 시내에서 차를 타고 돌산읍이 있는 군내리까지 가야 한다. 돌산대교를 건너니 청명한 하늘과 바닷물에 윤슬이 반짝이는 여수항이 눈에 들어온다. 여수항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군내리로 가는 왕복 2차선 굽이굽이 섬길은 10년 사이 차량 통행량이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한갓져 오랜 시간 청춘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던 17번 국도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호텔과 리조트, 펜션들 덕에 차가 막히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돌산에 갈 일이 있으면 퇴근 시간은 최대한 피해서 빨리 일을 보고 나오거나 아니면 저녁 시간을 넘기고 시나브로 나오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돌산이 관광지가 되면서 여수사람들에게 생긴 새로운 걱정거리다.

돌산 평사리까지 차가 막힌다


동백골이 다 와가니 양옆으로 새로 생긴 펜션이며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알음알음 찾아오던 관광객들은 어느새 주말마다 긴 줄을 만들며 돌산을 핫한 관광지로 바꾸어 놓았다. 최근에는 대형 카페들까지 생기면서 여수사람들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두말할 것도 없다.


죽포를 지나자 밭 곳곳에 세워둔 스프링클러가 빠른 비트로 연신 물을 뿜어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는 돌산갓은 생육기간이 짧아 일 년간 다섯 번까지도 농사를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갓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여름과 주문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 추석을 연거푸 맞으면서 추석 전에 주문받은 갓김치들을 아직도 못 보내고 있는 곳도 있다고 했다.

승월마을을 지나 봉양마을 고개를 넘으니 가막만이 호수처럼 펼쳐진다. 내리막길에서 왼쪽으로 돌면 군내리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 사이로 윤슬이 반짝인다. 1년 전에도, 아니 10년 전에도, 100년 전에도 이 바다는 이렇게 빛났을 것이다.

돌산항과 송도

군내항에 들어서자 돌산을 등에 지고 지키듯 서 있는 송도가 눈에 들어온다. 오래전 이곳은 방답진이 설치되어 조선시대 전라좌수영의 전초기지가 있던 곳이다. 항구의 앞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이곳에 왜 방답진이 설치되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군내항을 등지고 서 있는 송도 덕에 천혜의 요새가 따로 없다. 이것만으로도 송도는 군내리의 ‘부속 도서’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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