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듯 신비한
안녕하세요, 페로 제도 '랜선 트레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랜선 트레킹은 생생한 사진과 영상으로 페로 제도의 다양한 트레킹 장소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더불어 지역별 명소의 순위도 함께 추천드려요.
여행을 가지 않으실 분도 페로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여행을 가실 분께는 최고의 가이드가 될 거예요. 보기 편하도록 동영상을 GIF로 변환해 로딩에 시간이 소요되니,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시면서 보시길 권장드려요.
페로 제도를 크게 임의로 5개 구역으로 나누고, 지역별 추천할만한 스팟을 1개 포스팅에 1개씩 상세하게 리뷰할게요. 5개 구역은 일정 짜실 때 편하도록 제가 임의로 나눴으며, 행정적 분류가 아님을 참고해 주세요. 아 참, 페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소개하고 싶어 사진과 영상을 많이 넣었으니, 천천히 읽어주시면 더 좋아요!
저는 수도인 토르스하운(Tórshavn-토르샤븐이라고도 읽어요.)을 중부 지역으로 정의했어요. 그럼, 페로의 인기 스팟이 몰려있으며 보가르 공항(FAE)이 있어 가장 먼저 밟게 되며 많은 여행자가 방문하는 '서부' 지역의 명소를 소개할게요. 추천 순위는 제 주관적 판단임을 미리 말씀드려요.
-추천 지수: ⭐️⭐️⭐️⭐️⭐️
-거리: 왕복 6 km
-걸린 시간: 2 h
-주관적 난이도: 매우 쉬움
-양 똥: 거의 없음
-입장료: 성인(16세 이상) 200 kr. / 0~15세 무료
*1 kr. = 약 200 원
-주차 공간: 주차장은 넓으나 그만큼 차도 많음. 어떻게든 주차는 할 수 있음
-주차 좌표: https://maps.app.goo.gl/sPeNv6gtbTNyMTuX6
-트레킹 시작 좌표: 상동
-트레킹 반환점 좌표: https://maps.app.goo.gl/oHTm163TGEujQh1V6
대표적 관광지가 몰려있는 서부에서 어떤 스팟을 가장 먼저 소개할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서부의 1위 추천지는 트래라니판 트레킹 코스(Trælanípan Trail)가 될 것 같네요. 바다와 호수가 맞닿아있는 것처럼 보여 신기함을 자아내는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공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요. 이 호수의 이름은 쇠르보그스바튼 호수(Sørvágsvatn) 또는 레이티스바튼(Leitisvatn)이라고 불리는데요. 하나의 호수가 두 개의 이름을 가지게 된 배경을 요약하자면
서쪽 지역의 쇠르보그르(Sørvágur) 주민:
"호수가 쇠르보그르에 있으니까, '쇠르보그르바튼'이 맞음."
VS
동쪽 지역의 미즈바구르(Miðvágur)와 산다바구르(Sandavágur) 주민:
"호수가 동쪽에 있으니까, '레이트(동쪽)의 호수'라는 뜻으로 '레이티스바튼'이 맞음."
때문이라고 해요. 처음 구글 맵에는 두 표기가 병기돼 있어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런 비하인드가 숨겨져 있네요. 성인 기준 4만 원가량의 입장료가 있지만 공항에서 가깝고, 풍경이 좋아 페로에서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예요. 그럼, 트레킹을 시작하러 가죠!
가장 먼저, 주차장입니다.
구글 내비를 찍고 가시다 보면 언덕길 끝에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요. 페로에서 이렇게 많은 차를 보기가 드문데, 역시 관광지 1번이라 그런지 차가 상당히 많아요. 정해진 주차칸이 없어 맘대로 주차하면 돼서 자리가 많다고 주차를 못할 정도까진 아니니 안심하고 가셔도 될 것 같아요.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만 도지 않으면 융통성 있게 주차하시면 돼요.
먼저 이곳의 전반적 지형을 알려드릴게요.
매표소 건물이에요. 차를 주차하고 나면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야 해요. 성인 기준 200 kr.로 약 4만 원이 들어요. 그래서 이곳의 구글 평점은 페로의 대표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걷는다는 이유 때문에 평점이 3점대에 머물고 있어요. 매표소로 들어가는 길이에요.
여기가 요금을 내는 카운터 겸 편의시설이에요. 카드와 현금 둘 다 가능해요.
내부에 앉아서 쉴 공간이 있어요.
매표소 옆에는 화장실도 있어요. 페로의 화장실은 (아마도) 전부 무료라 부담 없이 쓰시면 돼요.
제가 방문했을 땐 귀여운 댕댕이도 있었어요. 이제 준비를 마쳤으면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할게요!
트래라니판의 트레킹 코스는 목적지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약 6 km의 코스로 구성돼 있어요.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닦여있으며, 양 똥이 적어 걷기 굉장히 편한 곳이에요.
트레킹을 시작하면 저 멀리 코스의 반환점이 보일 거예요. 멀기도 가깝기도 한 그런 곳이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금방 도착하더라고요. 날만 맑으면 최고의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좀 가다가 뒤돌아 본 풍경이에요.
비가 온 다음 날은 가끔 진흙 구간이 있지만, 경사가 없고 주변에 피해 갈 곳이 많아 큰 어려움은 아니에요.
어느 정도 걷다 보면 갈라진 절벽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벤치 1개가 있는 휴식 포인트가 나와요.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며 초콜릿 과자를 먹어도 꿀맛이고, 웅장한 절벽 사이를 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여유롭게 걸어오며 여기까지 40분 걸렸어요.
여기서 조금 더 걷다 보면 이제 고지가 슬슬 눈앞에 다가오는데요. 조금씩 경사가 있는 이 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이런 계단이 나와요. 그런데 별로 높지 않고 개수도 그다지 많지 않으니 너무 겁먹지 마시고 천천히 올라가시면 돼요. 여길 넘어가면 이제 정상이에요!
정상은 넓은 평지 형태라 편히 사방을 돌아다닐 수 있어요.
여기까지 오면 절벽 쪽에서 쏟아져 내리는 보스달라포수르(Bøsdalafossur)가 살짝 보여요.
정상까지 오는 데는 딱 1 시간 걸렸네요. 주변을 둘러보고 이제 아래쪽으로 내려가 되돌아가면 되는데요. 올라온 계단으로 내려가도 되고, 그 다른 내리막길을 이용해도 돼요. 큰 차이는 없고, 올라가면 발자국이 난 길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그걸 따라가시면 돼요.
내리막도 조금 경사진 구간이 있긴 하지만 별로 길지 않아요. 혹여 길을 잃고 이상한 데로 가셔도 길이 아주 잘 보이니 금방 찾아갈 수 있어요.
돌아오는 길도 풍경이 정말 멋져요!
어느새 돌아오니 출발할 땐 가운데 있던 태양이 오른쪽으로 지고 있네요. 트레킹은 15시 40분에 시작해 17시 40분, 총 2 시간이 걸려 마무리됐어요.
여담으로 저는 2016년에 공항에서 걸어서 여기 와본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입장료는 없었지만 길이 하나도 안 닦여있고 양이 돌아다니며 심지어 죽은 양의 사체가 썩어 뼈가 보이기도 했어요. 그때도 페로의 1번 관광지였는데, 지금 이렇게 편해진 걸 보니 좋으면서도 입장료가 생겨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서부에서 가장 추천하는 방문지 1위인 트래라니판 호수를 함께 걸어봤는데요. 비가 오면 난이도가 조금은 올라가겠으나 그래도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으며 뷰가 좋은 명승지임엔 틀림없습니다. 만약 페로 공항에 처음 왔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은 날씨가 좋다면 여기를 첫 시작으로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만약 날씨가 좋지 않아도 공항과 아주 가까우니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와서 걸어도 좋은 곳이에요.
그럼, 지금까지 저와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글은 서부에서 추천하는 방문지 2위로 돌아올게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 여행 되세요 :)
페로 제도의 방문 스팟을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지역별 주요 명소: https://brunch.co.kr/@airspace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