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여기 사짜 현자 한 명 추가요!
1년이라도 먼저 왔으면 좋았을 걸
미국 이직 후 실리콘 밸리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늘 가졌던 생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죽을 만큼 행복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그만큼 늦은 나이에 시작했던 타국 생활이 더 고달팠던 게다. 물론 이민에 대한 선택을 후회를 해본 적은 없다. 아직까지는.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범사에 감사해야지. 감사한다. 그럼. 그런데 사람은 욕심의 동물 아니던가, 10년 아니 5년만 일찍 왔더라면 재정적으로나 경력으로나 모든 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거둘 수는 없다. 간사한지고.
그것은 내가 이곳 실리콘 밸리를 오게 된 계기가 무수히 중첩된 우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도 하지만, 난 아직도 내 힘으로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다고 감이 떨어지길 입 벌리고 기다리고 있지만도 않았던 것 같다. 막연히 뭐라도 했기에 한국에서의 내 작은 몸부림이 나비효과처럼 커져 미국 어딘가에 다다른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만일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가 내릴 선택은 매우 다를 것 같다. 단 하루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실리콘 밸리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단계별 전략을 세우겠지.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이뤄진 그럴듯한 플랜에 따라 착실히 실행할 게다. 뭐. 그것 모두 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 당연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엿볼 수 없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고 경험 많은 현자에게 지혜를 빌려 조금이나마 앞날을 예상한다.
브런치에 뜨문뜨문 미국 직장 생활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내 글을 처음 찾아와 읽을 독자들이 누굴까 생각해 왔다. 나는 글을 쓰고 SNS나 외부사이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검색을 통해 들어온 분들일 게다. 미국 생활, 미국 이직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입력했던 키워드가 낚싯바늘에 코 꿰듯 이곳으로 끌어들였겠지. 경로야 어찌 되었든 실리콘 밸리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감히 그 현자 노릇을 해보려 한다. 그래서, 내게 일어난 그 '우연'들이 누군가에게 '기회'로 다가갈 수 있다면 이 브런치북의 목적은 이룬 셈이다.
다만 일타강사마냥 실리콘 밸리 입성을 위한 단기 방법론은 쓰고 싶지 않고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다), 좀 더 길게 보고 글로벌 엔지니어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 로드맵을 '감히' 다루려 한다. 이 글을 써 내려가며 내 일천한 17년 업계 경력을 마른수건 쥐어짜듯 짜내볼 요량이다. 다만 독자들의 필요가 천양지차라 가능한 일반화시키려 노력할 텐데, 내 경험치를 벗어난다면 통계나 자료를 통해 최소한의 근거는 담으려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기존에 써놓은 글들을 가차 없이 복붙 할 테니 양해 바란다 (웃음).
나는 아직도 내가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겸양은 재수 없음과 동의어라지만 사실이 그렇다). 모쪼록 이 브런치북이 한국의 많은 공학도들로 하여금 그 기적에 한걸음 다가갈수 있는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프롤로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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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빠 브런치 북/매거진 소개
자기계발/정보전달/칼럼
글로벌 오덕 엔지니어 성장 로드맵 - 한국의 공학도/경력자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 (연재중)
미국 오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 미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 경력자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
미국 연구원과 엔지니어의 길 - 미국 기업 연구원/엔지니어에 대한 정보 전달
실리콘 밸리 북마크 - 실리콘 밸리와 한국의 IT업계를 이야기하는 칼럼
에세이
내일은 실리콘 밸리 - 어느 중년 엔지니어의 곤궁한 실리콘 밸리 이직담 (완).
미국에서 일하니 여전히 행복한가요 - 미국 테크 회사 직장 에세이
미국에서 일하니 행복한가요 - 미국 테크 회사 직장 에세이 (완)
미술관에 또 가고 싶은 아빠 - 미술 + 육아 에세이
미술관으로 간 아빠 - 미술 + 육아 에세이 (완)
교양
미술관에 간 엔지니어 - 그래픽스 전공자 시선으로 바라본 미술사. 교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