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 Salvador Dali

by 예나빠

어젯밤 백업해 둔 첫째 아이 동영상들을 오랜만에 꺼내 보다가 아내와 난 깜짝 놀랐다. 2년 전에 찍은 딸아이의 모습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너무나도 작은 아기였기 때문이었다. 2년 전과 사진과 같은 장소에서 오늘 찍은 아이의 사진을 비교하며 그 충격은 정점에 다다랐다. 그것이 왜 그토록 놀라웠을까. 아이가 2년 동안 무럭무럭 잘 자란 것은 특별할 것도 없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순간 그 영상 속 딸아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 2년 동안 딸아이가 하루하루 변화했던 과정을 기억해보려 했지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슬프고 서글프기까지 했다. 새로 태어난 둘째를 돌보느라 첫째 아이에게 소홀했던 적이 많아서였을까. 그 기간 동안 딸아이 혼자 커버린 것 같아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몰려왔다.


그 당시 아내와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년 후의 우리가 2년 전을 그리워하게 될지를. 아니 정확히는 2년 전의 딸아이를 그리워하게 될지를. 지금은 보고 들을 수 없는 2년 전 딸아이의 하나하나가 소중했음을 당시의 우리는 깨닫지 못했다. 육아 피로로 하루하루가 지옥 같던 그 나날이 사실은 금쪽같이 귀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아빠를 엄마를 참으로 힘들게 했던 한 아기의 울음, 눈물, 짜증, 떼부림조차, 지금은 모두 기억으로밖에 남길 수 없는 아쉽기 그지없는 장면이 되어버렸다. 영원으로 지속시키고만 싶었던 기억이었다.


과거에 취해 감성팔이에 빠져들기엔, 아직 딸아이가 충분히 어리기에(?) 감사할 뿐이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딸아이의 모습을 앞으로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을 기회가 있을 테니 말이다. 매일매일 잊지 말고 기억하려 한다.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의 아이의 모습이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모습인 것을.



<기억의 지속>, 살바도르 달리, 1931, 캔버스에 오일, 24.1 x 33 cm, 뉴욕 현대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