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작은 시골 동네에서 태어나 자라다 보면 다른 동네에는 갈 일이 별로 없다. 걸어서 가기에는 그 동네가 멀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어린 시절 내내 학교와 집 근처 동네에서 떠나 보지 못했다.
단 한 번 다른 동네에 가본 적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친구 집에서 처음으로 외박을 한 것이다. 그러나 동네를 돌아보지는 못했다.
긴 시간이 흐른 후 시골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며, 섬 마을의 여러 동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무작정 동네 산책을 나서 보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어 다른 동네로 들어서는 일도 생긴다. 어린 시절 가봤던 친구네 동네에 가볼 기회도 생긴다.
시골 동네의 정겨운 풍경은 수채화 같기도 하고 동양화 한 폭을 옮겨 놓은 것 같다. 그림 감상을 하다가 정체 된 풍경에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가면 움직이는 영화 세트장으로 변한다.
시골 동네의 돌 담은 어린 시절 내 키보다 높았는데 지금은 집 마당이 내려다 보였다. 아무도 없는 빈집의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 꼭지가 마당 가득 펼쳐져 있다.
낮은 돌 담 너머로 분홍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장미꽃 향기에 이끌려 다가가 본다. 강아지 한 마리가 놀랐는지 대문 밑으로 기어 들어가 버린다.
섬마을의 지형상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동네가 많다.같은 시골 섬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사는 동네에 따라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바다를 바라보는 동네가 있는가 하면 논밭에 둘러싸인 곳도 있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과거로 돌아간 듯 여전히 변하지 않은 섬마을 풍경이다. 동네를 걸으며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