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내려오기 두 주 전 시골집을 다녀간 오라버니가 두릅을 잔뜩 따서 가져왔었다. 두릅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만 먹었는데도 신선한 맛이 너무나 입에 착착 달라붙어 조금만 먹고 언니네 집에 나누어 주어야지 했는데 거의 다 먹고 말았다. 시골에 내려왔으니 두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디쯤 두릅이 있는지 정확한 자리를 알 수가 없어서 두릅이 있는 곳만 여기저기 두릅 두릅 거리며 두리번거리고 다녔다.
두릅을 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다가 우리 집 뒤쪽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나무가 있었다. 앙상하게 가느다란 가지에 싹만 쏙 올라온 것이 두릅 같았다. 두릅을 찾았다는 생각에 두릅 두릅 뚜르르 노래가 절로 나왔다.
집 가까이에 두릅을 놔두고 멀리서 찾아다녔구나 생각하며 두릅나무 가까이 다가갔다. 지난번 오라버니가 가져다주었던 두릅 생김새랑 비슷했다. 손으로 따기도 너무 쉬웠다.
"지난번 먹었던 두릅은 가시가 있었는데 이 두릅은 가시가 없네"
혼자 생각하며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물오른 두릅 새순을 한 끼 먹을 만큼 채취했다. 이렇게 신선한 두릅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 저녁은 이 두릅으로 반찬 한 끼다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저녁밥을 할 시간이 되어 아침에 따놓은 두릅을 씻으며 자세히 살펴보는데 가시가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엄마에게 한 잎을 가져다가 보여주었더니 냄새를 맡으신다. 두릅이 맞는다고 하시지만 엄마의 시각과 미각을 이제 믿을 수가 없게 되었기에 사진을 찍어 오라버니에게 보냈다. 그런데 오라버니의 답변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옻'이라는 것이다. 그 순간 낮에 잠시 손등을 봤더니 오돌토돌 뭔가가 올가 오고 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시골의 한낮의 태양이 뜨거워 햇빛 알레르기 려니 생각했는데 옻 알레르기가 올라오고 있었던 거였다. 갑자기 은행 독의 악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은행을 만지고 나서 올라온 알레르기가 한동안 사라지지 않아 피부가 가려워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당장 약국을 가야 하는데 벌써 6시가 다 되었고 지난번 면 소제지에 갔을 때 약 국문이 열려있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면 소제지로 갔다가 약 국문이 닫혀있으면 곤란했다.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고금도의 약국 문 도 닫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욱 불안했다.
다행히 섬마을 농부 조카가 시골집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그 편에 약을 부탁했다. 조카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이 불안했다. 왠지 얼굴이 간지럽고 몸도 간지럽기 시작하는 것 갔았다. 손등에 오돌토돌한 것들이 더 많이 생기고 있는 듯했다.
비슷하다고 아무거나 만지면 안 되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날이다.'두릅'인 줄 알았는데 '옻나무'였다니 부작용이 무섭다는 것을 알기에 제발' 옻'이 오르지 말아야 할 텐데 마음만 더욱 간절해진다.
"미나리나 뜯고 쑥이나 뜯어먹지 모르는 풀을 함부로 만졌느냐"
저녁 내내 가족들의 핀잔을 들었다. 시골에서 모르는 풀은 독초일 수도 있으니 함부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저녁 내내 새겨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