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 대교를 지나면서부터 진달래꽃이 반갑게 반겨주는 사월의 약산이다. 야산에 피어나던 진달래꽃은 이미 나 보기가 역겨워 가셨지만 산철쭉이나 철쭉 그리고 영산홍도 진달랫과에 속하니 진달래꽃이라 해도 괜찮겠다.
삼월의 야산에는 참꽃인 진달래꽃이 군데 군대 피어 있었다. 진달래꽃은 먹을 수도 있고 약으로도 쓰인다고 하여 참꽃이라고 불린다. 먹지 못하는 꽃은 개꽃이라고 불리니 더 화려하게 피어나며 더 오랜 시간 꽃을 볼 수 있는 철쭉이나 영산홍은 진달랫과이지만 개꽃으로 전략해 버린다.
약초와 흑염소의 섬 약산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약산 작은 섬 조약도, 영변 약산 진달래는 아니지만 완도 약산 진달래라는 명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약산의 봄을 진달래 가로수길로 가꾸어 놓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듯하다.
완도 약산에는 진달래공원이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소풍을 갔던 산 가마니가 바로 진달래 공원이었다. 진달래로 시작해 철쭉과 영산홍이 화려하게 순서대로 곳곳에 피어나고 있는 곳이다. 봄의 소식을 알려주며 먼저 피었다 져버려 아쉬운 참꽃과 개꽃인 진달래의 향연을 봄 철 내내 누릴 수 있도록 해주니 얼마나 행복한가?
지역마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추어 지역축제가 생기기 시작할 때 약산은 삼문산에서 위치한 경치 좋은 곳에 진달래공원을 만들고 약산의 또 다른 명물 흑염소를 함께 내세워 진달래 축제를 진행했다.
약산 진달래 축제가 있던 날은 시골의 모든 사람들이 삼문산 공원으로 나들이를 갔고 노래자랑에도 참여하고 흑염소 싸움도 구경했다. 모내기를 준비해야 하고 파종을 해야 하는 바쁜 농번기가 시작되려 하지만 농부인 엄마와 아버지는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진달래 축제에 참여했다. 그날만큼은 농사일도 바닷일도 잊어버리고 축제 한마당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가득 채우고 돌아오셨다.
아침 산책길을 나서면 철쭉과 영산홍 꽃이 피고 있다. 올해의 봄은 꽃이 빨리 피고 또 빨리 져버린다. 밤은 춥고 낮은 더워 꽃들이 피었다가도 추운 밤에는 꽃잎이 얼어버려 본연의 화려한 색을 띠며 활짝 핀 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진달래꽃이 모두 지기 전에 진달래 공원에 가보자는 생각을 하고 나섰다. 진달래 공원으로 향하는 한낮의 약산 하늘은 청아하다. 바람은 선선하며 태양은 눈부시다.
산철쭉이 활짝 피어난 가로수길을 따라 산소로 향하는 길, 등나무가 있던 휴식처에 등나무는 사라지고 철쭉꽃만 가득하다. 흑염소 동상이 새워진 약수터 입구에 도착하면 망봉으로 올라가는 등산 코스가 나오는 길을 지나, 담벼락 가득 영산홍과 철쭉꽃이 피어난 흑염소탕 집인 약초 본향을 지나서 가까운 듯 멀리 있는 바다 위의 작은 섬들을 바라보며 굽이굽이 도로를 따라 삼문산에 위치한 진달래 공원으로 올라가 보았다.
산문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입구의 소담한 커피숍에는 철쭉꽃들이 만발하다. 진달래 공원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더 화려하게 피어나 있었다. 아쉽게도 삼문산 입구의 야산에는 꽃이 만발한 것이 아니었다. 아쉬움을 달랠 정도로 철쭉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을 뿐이었다. 군락을 이루며 활짝 피어난 진달래꽃을 보러 온 방문객이라면 살짝 낚인 기분만 느끼고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삼문산을 올라가 탁 트인 다도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날이 좋다면 멀리 제주도도 볼 수 있다니 도시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최고의 절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다 한가운데 끝없이 섬과 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풍경을 보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으니 약산 진달래 공원을 찾아온 아쉬움을 달래 고도 남을 것이다.
타지방에서 여행을 오신 분들인지 차 한 대가 멈추어 있었다. 아줌마들 몇 분이 나물을 찾아다니고 계셨다. 야산에는 고사리와 취나물이 자라고 있을 때이다.
약산의 상징이 된 흑염소상이 쓴 마스크가 코로나19의 거리 두기로 인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흑염소들을 풀어놓고 키우던 농장을 둘러보아도 한 마리의 흑염소도 찾아볼 수가 없다. 공원 안에 있는 흑염소 막사 안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공기 좋고 아름다운 섬을 찾아오는 이 없이 텅 빈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에 아쉬움만 차오른다.
철쭉 길을 따라 걸어가니 다도해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잠시 다도해의 풍경을 눈에 담아 둔다. 나만 홀로 섬마을 진달래 공원에 피어난 꽃들을 만끽하며 저 멀리 다도해까지 즐길 수 있는 눈 호강을 했다. 영산홍 꽃으로 둘러싸인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까지 떠 마시니 여기가 바로 지삭 낙원이다.
약산의 진달래꽃들은 지난 시절보다 더 화려하게 피어나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속히 코로나19가 지나가고 1년 농사를 시작하기 전 섬사람들의 잔치인 진달래 축제가 열려 꽃들에 둘러싸여 흑염소 싸움을 구경하고 약초의 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며 춤과 노래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외지의 많은 사람들이 진달래꽃 피어나는 완도 약산을 찾아와 약산 진달래와 다도해의 절경 속에 감싸인 섬마을에서 치유와 힐링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시 한 수를 노래처럼 읇조리며 약산 진달래 공원에서 내려왔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진달래 진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