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을 보면 자연인과 출연자가 함께 산으로 들로 그날의 먹거리를 찾아서 나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골의 삶 역시 자연인의 삶과 비슷하다. 봄날의 시골에서 한 달 살기는 찬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신선한 봄나물들을 찾아 나서며 자연이 내어주는 것만큼만 반찬을 해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먼저 머윗잎 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밤나무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머윗잎을 따다가 살짝 데쳐 쌈장에 싸 먹으면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우어주며 맛있는 한 끼 반찬이 되어 주었다. 이제는 하루하루 머윗잎이 커지기 시작하여 머윗대가 다시 반찬이 되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은 부추 잎이다. 감나무 아래 부추밭은 풀을 베어내고 나니 부추가 거의 전멸이 되었다. 다행히 집에서 가까운 큰 길가 옆으로 지난가을 부추 꽃을 피우던 것이 기억이 났다. 부추 화단이 되어 있는 곳에서 가위로 한 무더기를 잘라내니 다듬을 필요도 없이 깔끔하게 잘렸다. 부추전으로 한 끼 맛있게 부쳐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취나물도 상큼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어준다. 엄마를 모시고 산소에도 들를 겸 산에 갔다가 취나물을 채취해 보려고 했다. 취나물 비슷하게 생겨서 엄마에게 물어보았더니 취나물이 맞는다고 하신다. 그런데 취나물이 아니라 토끼풀이었다. 갈수록 눈도 생각도 캄캄해지시는 것 같다. 다행히 취나물을 채취하셨던 어르신 중 한 분이 취나물을 삶아서 반찬으로 묻혀먹으라고 가지고 오셨다. 취나물에 갖은양념을 해서 먹으니 너무 맛있는 상큼한 한 끼가 되어 주었다.
집 앞에 있는 또랑에 내려가다 보니 물웅덩이 잡초들 사이로 미나리가 보였다. 미나리를 데쳐 초장에 묻혀 먹으니 진한 미나리 향이 입안 가득 차올랐다. 신선한 미나리가 건강한 한 끼가 되어 주었다.
쑥국도 봄철에 먹으면 보약이 되어 준다. 집 주위에 쑥이 쑥쑥 올라와 무성한 쑥 숲이 되어 있다. 가위와 바구니를 들고나갔다가 엄마의 친구를 만났다. 연약한 엄마가 무엇을 먹는지 걱정해주신다. 내가 들고 있던 바구니에 쑥이 들어있는 것을 보시고 쑥국이 맛있다고 이야기하셨다.
"뭐해 묵고 사냐?
"대충 먹어요"
"우리도 대충 해서 묵는다. 요새 쑥국이 맛나더라"
오늘 저녁은 쑥국으로 한 끼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진한 쑥 향이 된장과 더불어 건강한 맛을 더해줄 것이다.
면 소재지에 있는 마트에 갔더니 야채와 채소들의 가격들이 생각 이상으로 비쌌다. 도시에서는 야채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생산지인 시골에서 야채나 채소를 사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비싸게 느껴진다.
산책길에 나서면 반찬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 없나 찾아보게 된다. 자연이 거저 내어 주는 먹거리에 감사하며. 딱 오늘 먹을 만큼만 채취하면 되니까 말이다. 봄철에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찬거리가 되어 주는 나물이 지천인데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