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즐거움이 두배가 되는 아침

걷기도 하고 나물도 채취하고

by 약산진달래

아침 산책을 나서본다. 산소까지 다녀오는 코스인데 언제나 시골에 오면 나의 산책코스가 되고 있다. 왕복 40분이나 50분 정도 걸리는 코스라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코스이다. 마을에서 공동묘지 방향으로 계속 언덕길을 올라가야만 하는데 마을을 지나는데 집들이 조용하다. 이제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빈집이 된 곳이 많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가 흑염소를 키우고 있어 흑염소 농장에서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유채와 동백나무 잎사귀를 여물로 주고 있었다. 흑염소의 고장 약산에서 자리 잡고 잘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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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쪽을 바라보니 동네 할머니 두 분이 산 입구에서 무언가를 채취하는 것 같아 인사도 드릴 겸 올라가 보았다. 뭐 하고 계시는지 여쭈어보니 취나물을 뜯는다는 것이다.


"걷기도 하고 집에서 놀면 심심하니까 우리는 이렇게 취나물이라도 뜯으러 다닌다."


아침 산책을 나왔을 뿐인데 할머니들처럼 나도 취나물에 갑자기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취나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 할머니들이 뜯고 있던 취나물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이렇게 생긴 거라며 뜯고 계시던 취나물을 주셨다. 여기는 별로 없다며 우리 산으로 가보라고 할머니들이 알려주셨다. 취나물을 약간을 얻어 다시 다시 나의 산책코스 길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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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달콤한 산딸기를 따먹던 곳도 체크해두고 산딸기 꽃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는 것을 보니 올봄에도 맛있는 산딸기를 따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아스팔트 길을 혼자 걷는 자유를 즐기며 심학산 등산로 표지판을 바라다보지만 올라갈 엄두는 내지 못했다.


산소에도 봄기운이 쑥 올라와 있다. 국화에 새싹이 나고 철쭉꽃이 피어난다. 잔디밭에 쑥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살펴본 후 멀리 다도해 섬들을 바라보며 기지개를 한번 켜보았다. 피부에 스미는 바람이 좋다. 공기가 청아하다. 산으로 좀 더 올라가야만 하는 취나물 채취는 그냥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우리는 이렇게 걷기도 하고 심심한께 취나물도 딸라고 그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도로에서 걸어오시는 할머니 두 분과 다시 마주쳤다. 취나물을 찾아 다른 산으로 발걸음을 옮기신다. 걷기 운동이 먼저요 취나물 채취는 두 번째인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뒤를 돌아보니 허리춤에 묶은 취나물을 담을 큰 비닐봉지가 엉덩이 걸려 씰룩 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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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내려오는 길 밭 등성이에 아무도 채취하지 않는 머위 나물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그거나 조금 뜯어갈까 생각을 하다 집 앞에 머위 나물이 지천인 것이 생각나 그냥 돌아섰다. 쌈으로 싸 먹어도 맛있고 데쳐서 무쳐먹어도 너무 맛있는 비타민이 풍부한 머위잎이지만 우리 섬사람들은 새순이 난 머위잎은 먹지 않고 머위대만 나물을 해서 먹는다. 밭두렁 산비탈에는 머위잎이 지천으로 깔려 있지만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 것이다. 우리 섬은 약산이라는 이름처럼 예나 지금이나 약초가 산에 많이 자라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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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아래 머위잎을 따며 오늘도 건강한 나물로 아침상을 차려본다. 맑은 공기와 자연을 벗 삼아 걷는 즐거움과 밥상에 올릴 건강한 산나물 채취로 산책의 즐거움이 두 배가 되는 시골의 아침이었다. 꿀맛 같은 밥맛은 덤으로 따라온다. 이 모든 길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느낄 수 있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내뿜는 숨 쉬는 자유가 있는 산책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시골의 하루를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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