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을 잡으러 꾸둘바를 거쳐 관산리 앞바다를 향해 나갔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우두리 방향으로 원안을 한 바퀴를 돌아 관산리로 돌아왔다. 바다를 막아 간척지를 만든 원안 중심에는 넓은 평지를 자랑하고 있는 관산포가 있다. 차를 타고 한 바퀴를 도는 시간만 해도 넉넉히 30분 이상 소요되는 아주 넓은 곳이다.
잠시 멈춰 관산포 평지를 바라보니 이제 모내기를 준비하고 있는 논에는 새들과 하얀 두루미들이 관산포에서 자유롭게 먹이를 찾고 쉼을 얻고 있었다.
지금 약산면(조약도)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있다면 관산포의 태양광 산업 설치 문제일 것이다. 약산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태양광 설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고, 트럭을 몰고 다니시는 주민분들은 태양광 반대 현수막을 달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12월 이곳에 태양광 설치 허가가 떨어진 것이다.
태양광 설치 의견이 처음 나왔을 때 섬사람들은 모두 반대 의견을 했다. 그 뒤 태양광 조합원을 모집하는 전단지가 돌았고 태양광 조합원으로 가입을 할 경우 매달 얼마간의 돈을 주겠다는 전단지도 돌려졌다. 그 뒤 관산리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
관산포에 설치되려고 하는 태양광 단지는 약산면 농지의 약 60% 차지하는 면적으로 축구장 17개 크기라고 한다. 이것은 약산면 면적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면적이다. 우리 동네에서 내려다보면 넓은 평지가 바다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드넓은 평지이기 때문이다.
이 평지를 소유하기 위해 아버지들의 피땀이 있었고, 평생의 꿈 평지의 논을 소유한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땅이었던 곳이다. 그 땅이 태양광 단지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약산은 이제 2000명 정도의 주민들만 살고 있는 곳으로 변했고, 내가 살고 있는 관산리는 빈집이 늘고 있다. 경작하지 않은 땅이 늘어 잡초만 무성하게 변해 버렸다. 빙 두른 산 아래 마을이 앞바다를 향해 형성되어 있어 우리 마을은 태양광을 설치하기에 너무 좋은 지역이다. 사실 관산포가 아니라도 관산리는 이미 태양광 무덤으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동네에 태양광이 많이 설치되게 된 데에는 정보를 먼저 알게 된 누군가가 주민들에게 땅을 사들여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자에게 땅을 팔아 이익을 취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었다.
올해 관산포에는 바다의 짠물이 많이 들어왔는지 다른 해보다 염도가 높아 이 염도를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이 들어 더 이상 힘든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주민들은 농사를 맡겨서 벼농사를 짓거나 땅을 팔기도 했다. 태양광이 설치되려고 하는 관산포도 70% 이상이 되는 땅이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의 땅이 아니다.
아직 어르신들은 관산포가 태양광 단지가 될 경우 생기는 새로운 문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저 눈앞에 닥친 이익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미 태양광 설치가 많이 되어 있어서 인지 이곳의 기온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한낮의 기온이 한 달 이상은 빨리 가는 느낌인데, 드넓은 관산포에 태양광이 설치된다면 얼마나 온도가 높아질까 심히 걱정이 된다.
태양광 설치로 인해 지역의 온도가 높아지거나, 태양광 송전소를 설치하는 문제나, 매달 돈을 준다고 하지만 그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 등 그 외에도 현실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지금 논이 된 관산포가 40년 전 바다 그대로 존재했다면 굴과 조개를 잡고 김과 매생이를 계속해서 수익을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로 나갔던 젊은이들이 귀어와 귀농을 하기 위해 우리 마을로 돌아와 죽어가는 우리 섬을 소생시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태양광 단지로 변해 우리 동네가 완전한 태양광 공동묘지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다.
아름다운 섬마을의 자연을 보전하고, 지역을 소생시키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생명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다른 대안은 없을까?
관산포를 바라보니 누군가처럼 복권이라도 구매해 당첨 요행을 바래본다.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해 볼까 생각도 해본다. 크게 성공한다면 관산포를 구입해 오토캠핑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환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