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덩굴의 습격

by 약산진달래

공상 애니메이션을 보면 나무들이, 풀들이 인간을 공격해 오는 내용을 볼 수가 있다. 인간들이 막무가내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참을 수 없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들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한계를 넘어서면 두려운 존재로 갑자기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은 생태계의 흐름에 맞추어 자기 세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일 뿐인데 인간 입장에서 본다면 또 다른 관점의 시각이 열린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 산딸기가 익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촌년이지만 도시녀의 삶을 살았던 나는 시골 어르신들이 산딸기에 관심이 없었기에 신이 났다. 그런데 오월이 되면서 딸기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 어제 산 딸기를 분명 땄는데 오늘 가면 그 자리에 또 익어 있는 딸기를 발견한다. 그것이 매일의 연속이다. 비가 오고 나니 산딸기는 이제 완벽하게 탐스러운 모습으로 유혹을 하지만 물을 먹고 난 후 거대 산딸기로 변한 그 모습이 무섭기만 하다.


요즘 가장 속도를 내며 무섭게 뻗어 나가는 세력이 있다. 바로 칡덩굴이다. 분명 작은 꼬리처럼 보이던 칡 싹이 어느새 굵은 칡덩굴을 뽑아내며 온 땅을 점령해 버리려는 듯 야금야금 땅들을 점령해 가고 있다. 초원이었던 곳이 가시와 칡덩굴을 헤치고 지나가야만 하는 야생 지대로 변해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산딸기 밭이었는데 오늘은 무시 무시한 칡덩굴이 감싸 안은 야생 지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안전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자연스러운 것들을 다듬고 뽑아내고 허물며 그곳에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그것에만 그치지 않고 인간의 욕심은 자연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며 살아남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연은 신성하고 두려운 존재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자 한 것이다.


인간의 횡포 속에 자연은 자신이 속한 세계를 보존하기 위해 나름대로 힘을 내며 성장하려고 하는 것일까? 인간이 떠난 곳에서 파괴된 것들을 회복이라도 하려는 듯 오늘도 황무지의 땅들을 점령하고 있다. 잭과 콩나무에서 잭이 심었던 콩나무 씨앗은 칡 나무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오랫동안 인간으로 인해 제한받으며 살아왔던 자연이 인간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듯 두려운 모습으로 뻗어나가는 칡덩굴의 습격이다. 무한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쑥대밭을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