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수색 작전

잃어버린 병아리를 찾아서

by 약산진달래

병아리 6호가 가출을 했다. 닭장 쪽으로 몰아보려고 노력했으나 노력하면 할수록 더 상황이 나빠졌다. 결국에는 뻘둑나무와 고롱나무가 엉켜있는 돌담 뒤로 사라져 버렸다. 그곳은 엉켜있는 나무 사이로 무성한 환삼덩굴이 뒤덮고 있는 곳이었다. 오래도록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마치 정글과 같은 곳이라 어떻게 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병아리 수색 잔전을 펼쳐보려고 담을 넘기로 했다. 원래 담장 뒤편은 아랫집과의 경계로서 집 뒤뜰로 담이 쌓아져 있다. 담옆으로 한 사람 정도는 걸어 다닐 수 있던 곳이었다. 조심히 담장을 넘어 좁은 담길로 착지를 했다. 병아리를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렸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나무 사이를 유심히 보니 병아리가 나뭇가지에 서 있었던 것이다. 까만색 털을 가진 병아리는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병아리를 마당 쪽으로 유인해 보려고 나뭇가지를 흔들어댔다. 그럴수록 나무 위로 올라가는 병아리다. 위쪽 가지를 흔들어대자 급기야 아래로 날개를 펴고 내려가버린다. 1차 수색작전은 나뭇가지만 흔들다 실패하고 말았다.



병아리 2차 수색작전은 더 난황으로 치달았다. 병아리가 내려간 아랫집의 밭은 요 몇 년간 경작을 멈추었기 때문에 풀밭으로 우거져 걸어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그곳마저 깔깔이 환삼덩굴이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피부에 상처가 나기 십상이었다. 장화를 신고 팔에 토시를 끼고 잘 듣지 않는 낫이지만 풀을 헤치기 위해 손에 들었다. 병아리 수색작전을 펼치기 위해 아랫집 풀밭으로 풀을 헤치며 들어가 보았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병아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나무 바로 아래 환삼덩굴이 울타리를 만든듯한 곳에 병아리가 보였다. 어떻게든 병아리 쪽으로 가보려고 낫질을 하다가 그만 낫에 다리가 찍히고 말았다. 낫이 잘 들지 않아서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았다. 병아리 쪽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병아리는 도망을 쳤고 누구보다 빨리 도망치는 병아리를 이번에도 잡지 못했다. 2차 수색 작전도 실패였다.



다리가 다치고 풀을 헤치며 풀밭을 다니다가 옴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너무지쳐 버렸다. 병아리 수색을 그만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곳은 병아리 같은 먹잇감을 찾고 있는 들고양이들이 다니는 길이었다. 그리고 곧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잃어버린 병아리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에 무엇을 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저 병아리 걱정만 도었다. 3차 병아리 수색작전에 돌입을 했다. 풀밭은 다 밟아 병아리가 숨어있는 곳을 찾아내려고 하는 작전이었다. 어깨만큼 자란 풀들을 발로 밟아 눕히려고 피부에 상처를 내는 환삼덩굴을 잘라내며 밭을 휘젓고 다녔다. 장화를 신을 발에 힘이 들어갔고 내 몸도 지칠 대로 지쳐갈 무렵 담벼락과 맞닿은 곳 나무판자 뒤에 숨어있는 병아리를 발견했다. 병아리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었다. 그러나 병아리는 이번에도 내손에 잡혀주지 않았다. 내가 찾을 수 없는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고 나는 병아리 찾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병아리 찾기를 포기하고 샘으로 땀을 식히려 가고 있었다. 그런데 유유히 또랑 옆 길가에 나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먼 허공만 바라보는 병아리를 목격했다. 가던 걸음을 조용히 멈추고 병아리의 행동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아뿔싸 병아리가 자꾸 또랑 쪽으로 가까이 가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또랑으로 내려가기라도 하면 병아리를 찾기는 오리무중이 될 판이었다. 돌을 주어 병아리 뒤쪽으로 던져보았다. 돌에도 꿈쩍하지 않는 병아리였다. 그런데 왜 내가 다가가면 그렇게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 일가 궁금해진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병아리 르 몰아 마당 쪽으로 옮겨놓아야만 병아리 르 닭장으로 찾아 들어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병아리를 우리 집으로 향하는 길 쪽으로 몰아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더니 이번에도 병아리는 풀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안타까운 상황이 또 이어지고 있었다.


포기할까 생각하다 마지막 힘을 내어 풀숲을 휘저었다. 그런데 나의 풀숲을 휘젓는 소리에 놀랐는지 병아리가 풀숲에서 우리 집 마당 쪽으로 올라가는 길로 올라간 것이 아닌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었다. 병아리를 다시 나무숲 사이로 들여보내서도 안되고 풀밭으로 내려가게 해서도 안되었다. 어떻게든 마당으로 닭장 방향으로 인도해야만 했던 것이다. 담벼락 방향을 막아대며 병아리 몰기를 시작했다. 창고로도 들어가고 변소로도 들어가고 병아리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지지 않았다.


그때 닭장에서 수탉이 울기 시작했다. 닭울음소리를 들은 병아리가 스스로 닭장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닭장을 찾으려고 삐약거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닭장 문을 병아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까지 열어젖혔다. 여전히 삐약거리며 동료들이 있는 곳을 찾으려 애썼지만 쉽게 닭장을 찾아내지 못했다. 닭 장안에서 두 마리 닭들이 횟대로 올라가고 병아리들만 남아 삐약거렸다. 그러자 친구 병아리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내가 몰아 대지 않아도 닭 장안으로 병아리 6호는 자연스럽게 날아들어갔다.



병아리 수색작업을 하는 동안 온몸이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병아리 수색작업을 통해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가지는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다. 엇나가는 아이들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다가가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막다른 곳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에 대한 성경말씀을 생각했다. 목자가 얼마나 힘들게 잃은 양을 찾아다녔는지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낫으로 자기 몸을 찍지를 않나, 얼굴은 깔깔이 풀에 긁히고 나무와 풀을 베며 장화로 풀을 재치며 병아리를 찾아대느라 온몸은 지칠 대로 지쳐 버렀다. 그러나 잃어버린 병아리를 찾은 것은 모든 피곤보다 더 큰 안도감을 주었다. 병아리를 잃어버렸다면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이 계속 남아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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