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다. 강아지들이 병아리를 잡아먹은 것이다. 그것도 잘 막아놓은 철장을 기어서 병아리 막사를 넘어가 기어이 병아리 사냥을 끝냈다.
병아리 다섯 마리를 알에서부터 애지중지 잘 부화시키고 병아리로 키워 시골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 한 주 뒤시골에 내려갔을 때는 이미 병아리들의 시체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만 해도 병아리들을 시골집 강아지들이 잡아먹었을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다른 짐승이 와서 잡아먹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골집 강아지들은 너무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어디에서도 병아리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강아지들이 잡아먹었다면 사체라도 발견되었을 텐데 하며 강아지들이 병아리를 헤쳤으리라는 것을 부인했다. 애지중지 키웠던 다섯 마리 병아리들 중 한 마리도 구해내지 못하고 병아리 창고는 텅 비게 되었다.
이번주에 새로운 병아리 한 마리가 다시 시골집 병아리 창고로 들어오게 되었다. 병아리들이 창고 안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강아지들이 임시로 살고 있었던 곳이었다. 개구멍이 어디에 있는지 시골집 강아지들은 잘 알고 있었다.
개구멍을 더 잘 보안했고 들어가는 입구도 철망으로 잘 막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시골에서 지내는 동안 방문을 열고 나오다 막내가 철장을 넘어 병아리창고로 들어가는 보았다. 그 뒤로 초코도 철망을 넘고 있었다. 다행히 발견했기 때문에 병아리에게 닥칠 불행을 막을 수 있었다. 불쌍한 병아리 한 마리는 구석으로 도망쳐 "삐약" 소리마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것으로 병아리 다섯 마리를 해치운 진범들은 강아지로 판명이 났고, 강아지들은 확고하게 유죄확정을 받았다.
철망의 부실한 곳을 보안하고 이렇게 해두면 강아지들이 들어갈 수 없겠지 생각하며 광주로 올라왔다. 그런데 오늘 전화 한 통화를 받고 심장이 멎을 뻔했다. 오빠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네가 잘 단속해놨다며? 마루가 죽였대!"
이 말을 들은 순간 묶어 놓은 마루가 풀려 남의 밭에 돌아다녀서 동네 어르신들이 놓은 농약에 해코지라도 당한 줄 알았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마루가 병아리창고에 들어가 병아리를 해치워버린 것이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올라간다더니 얌전한 것 같은 강아지들의 겉모습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말았다. 육고기 맛을 알아버린 개들의 사냥본능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