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소리에 놀라 잠이 깨었다. 요란하게 기침을 하시던 엄마는 엄마는 고양이 소리로 들었다고 한다.
"개댁이가 울어야 개기 갔다 놔라"
새벽녘에 무슨 고기타령일까? 엄마의 망상은 언제나 시골에서 생긴 일들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 당연히 오늘도 맞장구를 쳐본다. 엄마의 과거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오늘밤에도 현실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무슨 고기?"
"저기"
밖을 가리키지만 그곳은 도시의 삭막한 아파트 좁고 좁은 베란다 일뿐이다.
"꼬리랑 짤라야 한께"
"생선?"
"느그 아부지거 막 잡아온 거"
이번에는 아버지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생선을 잡아오셨나 보다.
"어디서"
"바다에서"
"아버지가 ?"
"아니 어두릿 사람이"
아버지가 바다에 나가 생선을 잡아오신 줄 알았는데 어두리 분이 아버지에게 주신 것인가 보다, 우리 동네는 아주 어릴 적을 제외하고 더 이상 바다로 생선을 잡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섬의 동쪽에 자리한 마을들은 여전히 생선을 잡으러 바다로 나간다.
엄마에게 생선을 다듬으라고 권해보았다.
"엄마가 꼬리는 자르지?"
"엄마가 하지"
"난 못하겠을게"
본인이 하신다고 할 줄 알았는데 돌아온 대답은 못하겠다 이다.
"자려고?"
"응"
엄마의 눈꺼풀은 다시 감겼다. 나에게 일을 시키던 엄마의 목소리를 조용해졌다. 나도 다시 잠이 들어야 한다.
"개기갔다 놔라"
잠결에 엄마는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그 시절로 여행을 떠났다 오셨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