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약산진달래 Aug 27. 2024

부산스런 밤은 지나고 소소한 낮의 일상

산책을 다녀온 후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없을 때 잠잤어?"

"한숨도 안 잤다."

"뭐 했는데"

"깨 갈았다."

"잘했네 깨도 떨어졌는데. 어디 밭에 갈았는데"

"저기 우리 논시밭 그 큰 밭을 다 갈았어야"

엄마는 오른쪽을 가리키다 다시 왼쪽을 가리켰다. 자신이 생각해도 방향이 어디 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일을 해서 몸이 무척 힘들다는 듯이 얼굴도 일그러졌다.

"엄마 언제 시골 갔다 왔어?"

나의 한마디에 엄마는 눈을 감고  말을 닫는다.


어젯밤 내내 기침으로 잠들다 깨어나기를 반복하던 엄마였다. 오늘 내가 어젯밤 시간마다 일어나 나를 잠 못 들게 하던 이야기를 할라치면 말을 못 하게 하신다.


 그토록 부산스렂짜증내던 밤이 지나니 이런 일쯤은  사소하고 평화로운 낮의 일상일 뿐이다.  오늘도 잘 살아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