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생각해도 너무 열성이다. 동화책 50권을 당근에서 무료 나눔을 받았다. 한낮의 뜨거운 뙤약볕에 고장 난 수레에 책을 싣고 질질 끌고 힘겹게 집으로 가는 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바로 옆 아파트라는 점 이외에는 생각해도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당근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동화책 때문이다. 바로 앞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빌리면 그만이지만 어쩌다 보니 대여 기간을 넘기게 된 동화책이 생기게 되었다. 단편 동화책은 바로 대여 기간이 넘지 않게 반납이 가능하지만 단편이 여러 편 된 초등학생 동화책들은 모두 읽어주고 난 후 반납을 하고 싶다. 그렇다 보니 대여 기간을 연장하게 된다. 연장을 해도 다 읽어주지 못한 책이 있다. 안 되겠다 싶어 당근에서 동화책 나눔을 하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게 되었다.
다행히 동화책 나눔을 하는 당근님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무려 20권이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가방에 넣어 들고 올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나눔 장소가 거기라 있어서 안 되겠다 싶어 차를 몰고 갔다. 그런데 나눔 받는 동화책이 글 밥이 너무 많았다. 아이에게 잠자리 동화로 매일 3편을 들려주고 있는데 1편 분량이 이미 3편을 넘기는 분량이었다. 글 밥이 적은 책도 있는데 가져가겠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50권 이상의 책을 더 나눔 받았다. 차를 가져왔기 망정이지 그냥 왔으면 큰 일 날 뻔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당근에 유아 동화책 나눔이 있는 것을 알고 책 욕심이 났다. 아이의 선교원에서 책 읽기 마라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50권이나 되는 책을 들고 오기는 힘들어 포기를 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나눔에 참여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있는데 며칠이 지나도 나눔이 진행 중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다시 한번 욕심을 부려봐야겠다며 나눔을 받고 싶다고 쳇을 했다. 그렇게 해서 뜨거운 뙤약볕에 무거운 동화책을 질질 끌고 집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선교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새로운 동화책을 보고 이 책 저책 뒤적이며 좋아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동화책을 들고 와 잠들기 전 읽어 달라고 할 것이다. 동화를 듣고 아이는 꿈나라로 이야기 여행을 떠나겠지! 아이의 소꿉놀이 속에서 새로운 동화로 태어나겠지! 허리도 아프고 잠시 힘이 들었지만 책 욕심을 내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