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덩어리

아이의 허영은 누가 키우나

by 약산진달래

요즘 내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볼 때마다.

"내게 필요한 물건인가?" 한번 물어본다.

"나의 욕망인가?" 다시 한번 물어본다.


집안의 있는 물건들을 둘러본다. 가장 가까이 있는 물건부터 시작해 보자.

핸드폰은 내게 필요한 물건인가?

'yes', 필요하다.

그렇다면 다른 물건들을 어떠할까?

내 안의 욕망을 비워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4년이나 5년 정도 안 쓴 물건들은 나눔을 하거나 버리거나 재판매 중이다.

오랫동안 신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아끼는 구두를 저렴한 가격에 당근 했다. 요즘은 식물들을 나눔 하고 있는 중이다.


집안의 있는 물건들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런데 집안 가득 채워진 것은 내 물건이 아니었다. 이미 아이의 물건으로 가득 차버렸다. 아이와 함께 한지 벌써 7개월.

옷과 책이 있는 방, 그리고 장난이 있는 거실... 거의 집안의 반이상을 아이의 물건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아이의 물건이 많이 있어서 좋은 점은 혼자서도 장난감들을 가지고 혼자서도 잘 논다. 옷방의 옷이 많아지자 자신이 입고 싶은 옷으로 골라 입는다. 책꽂이에 책들이 늘어나자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꺼내서 본다는 점이다.


그런데 나쁜 점은 정리정돈이 힘들다. 아이는 물건을 어지를 주는 알았지만 정리정돈을 하지 않는다. 정리정돈을 하라고 하면 한마디 말로 정리는 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을 한다.

"나 힘들어"

"집에 가면 너 물건을 잘 정리 정돈해야 돼 "

"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

집에 돌아가면 가지고 논 물건들은 정리하고 다른 놀이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당당하게 하는 말이다. 나에게는 당돌하게 들렸지만 말이다.

아이말도 맞다. 여기서 해야 할 정리는 여기서 하는 걸로 집에까지 가서 정리하는 것을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이 사달라는 것을 다 사주는 편이다.

아이가 혼자 자라기 때문일 수도 있고 무언가 새로운 것이 보이면 우리 아이에게 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물건을 사들이게 된다. 이것도 부모의 욕망에서 나온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오기 전까지 엄마물건들을 샀다면 아이가 오고 난 후부터는 아이물건을 사고 있다. 간식으로부터 시작해 아이 머리핀이며 신발, 옷이며 장난감이며 학습지 등등 아이에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자동적으로 주문을 하고 만다. 어쩌면 아이의 허영은 부모가 키워주고 있나 보다.


"고모 놀라지 마세요 장난감 많이 들고 가더라도요" 잠시 집에 다니러 갔는데 아이엄마의 전화가 왔다.

좁은 집에 아이장난감으로 이미 가득인데 장난감을 더 들고 오겠다니.. 집안에 물건들이 더 나뒹굴 거라는 생각에 들고 오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기에 차마 말은 하지 못했다.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에서인지 병원에서도 한번 쓰면 고장 날 값비싼 편의점 장난감을 아이가 사달라는 대로 사주고 싶어 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아이는 빨간 모자를 사달라고 부모를 졸랐나 보다. 빨간 모자를 사러 간 곳에서 아이는 인어공주 인형과 변신로봇까지 득템을 해왔다. 아이의 눈은 매의 눈처럼 비슷한 인형이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찾아냈고 부모는 아이의 원하는 것을 아낌없이 사주었다. 지금껏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그것으로 만족할까? 인형들을 소중히 대하며 잘 가지고 놀았지만 다음에도 한눈에 사로잡는 새로운 인형을 사달라고 할 것이다. 비슷하지만 새로운 아이상품들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오늘도 아이는 현관에 놓여있는 택배를 보며 물어온다.

"이거 내 거야?'

아이는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의 것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다.

하루에도 서너 개 이상 집 앞으로 택배가 오고 있다. 택배박스를 보며 생각한다. 나에게 이것이 필요한 것인지? 나의 욕망인지?


내 맘속을 들여다본다. 이 물건은 나에게 필요해서이기보다 나의 욕망 때문이구나!

아~나 또한 어쩔 수 없는 욕망덩어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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