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에 일어나 잠들지 못했다. 하던 일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 11시가 넘어서 잠이 들어 이제 깊은 잠 속에 빠져드는 순간인데 일어나야만 했다. 나의 머릿속에서는 자야 하는 데를 강박처럼 대뇌였다.
그러나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할수록 주위의 작음 소음들이 집안으로 요동쳐 들어왔다. 아래층 사는 아저씨의 반복적인 혼잣말은 익숙해질 만도 한데 참기 힘들다. 문 열고 잠을 청하려니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도 크게 들려온다. 가장 힘든 것은 머릿속에서 울리는 "쐐~" 소리이다. 뒤통수에서 시작된 벌레 가 기어가는듯한 괴이한 소리는 머리를 장악하고 귀속으로 울리며 세상 밖으로 나온다. 다시 잠들 수 있을까? 그렇게 새벽 3시가 될 무렵 간신히 잠들려 할 때 즈음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깨야만 했다.
끼익 끼익 괴이한 소리를 내며 녹슨 전동침대가 누워있는 엄마를 일으켜 주고 있다. 소변이 마렵다고 하신다. 엄마의 오줌 보는 저녁이면 두 시간을 기준으로 기상을 한다. 약을 먹기 위해 마신 한 모금의 물도 오줌보에 내려가면 수도꼭지를 세게 틀어놓은 것처럼 괄약근이 터질 것 같나 보다.
혹시 이러다가 나도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가끔 생각한다. 한동안 머리가 아팠다. 그러더니 어지럼증이 생겼다. 어지럼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조금씩 좋아지지만 현훈이 남아 있다. 요즘은 뒤통수가 계속 조여오더니 귀도 먹먹해진다. 뇌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이다. 이런 투통이 계속되면 치매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잠을 자야 하는데 생각하며 말이다. 다행히 세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그러나 6시가 되어 엄마의 전동침대가 소리가 나고 나는 다시 잠을 깨어야 했다.
벌써 규칙적이지 못한 잠을 자는 생활이 5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두통을 동반한 어지럼증이 쉬 없어지지 않으니 걱정이 된다. 지인들은 엄마가 자는 시간에 잠을 자라는 조언을 한다. 낮이든 밤이든 잠을 자고 싶을 때 잠을 주무시는 엄마의 수면패턴을 따라 내가 잠잘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뇌 건강을 위해 나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았다.
늦은 밤 자던 수면습관을 고쳐 일찍 자는 패턴으로 바꾸려고 한다. 9시면 모든 활동을 마치고 잠자리에 든다. 컴퓨터나 핸드폰도 9시 이후에는 최대한 멈춘다. 중독인 커피를 끊는다.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잔다. 이 실천이 잘 되지는 않지만 이렇게 계획을 세우니 10시 이전에 다행히 잠이 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통잠을 자지 못하는 날은 매일 연속이다. 나에게는 아무도 나를 깨우지 않고 꿀잠을 자고 싶은 강한 수면의 욕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