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기다리는 시간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드디어 바쁜 의사의 발걸음이 다시 검사실로 향하였고 간호사에게 몇 가지 지시를 했다. 젖혀올려진 목 때문에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혹 속의 조직을 뽑아 내려는 주사 바늘이 목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아릿한 통증에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든 이 시간을 버텨보려 코로 십 호 흠을 계속 해댔다. 의사의 왼쪽 갑상선 부위에 주사 바늘을 꼽는 횟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 끝났겠지 생각했을 때 아릿한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끝나고 나니 긴 시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갑상선 혹의 조직을 검사하기 위해 기다리며 바늘로 뽑아내는 그 순간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어제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결과를 듣고 가지 못해 오늘 병원을 다시 찾아 결과를 들었다. 진료시간에도 의사는 이리저리 바쁜 것 같았다. 날 보고 무엇 때문에 왔냐고 질문을 한 의사는 검사 결과 들으러 왔다고 하니 "오늘따라 환자서 많아서 바쁘네요"라고 허둥지둥 한 모습을 보였다.
환자순서를 기다려 내과 결과를 듣고 다시 기다려 외과 검사결과를 들었다 그리고 다시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기다렸다. 비쁜 의사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의 긴장감이 묵직하게 심장을 눌러댔다. 심장의 돌덩이가 내려앉은것 같은 느낌은 혹의 조직검사를 위해 바늘을 뽑는 순간까지 지속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작한 갑상선 검사 결과는 다행히 호르몬 상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초음파 상에서는 혹이 몇 개 발견되었다.
어제 갑상선 검사 진료를 받으러 왔을 때 간호사는 혹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미리 했었다. 한국 사람들은 갑상선 검사를 하면 보통 혹이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필요한 경우는 추적 검사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지켜본다는 것이다.
"갑상선 검사해 보셨나요?"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나의 목에 기계로 차가운 젤을 문질러 대던 의사의 질문에서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정확히 검사 결과를 듣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마음에 작은 돌덩이 하나를 안고 하루를 보냈다. 피검사 결과까지 한 시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내일 검사 결과는 듣겠다고 했더니 "내일 오시면 외과 검진도 보셔야 합니다. 다른 검사를 하 수 있으니 한 시간 시간을 잡고 오세요."라는 간호사의 말에 더욱 긴장을 했었나 보다.
차라리 지난 건강검진시 갑상선 검사를 추가로 해둘 걸 하며 후회도 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계속 생각만 하던 갑상선 검사를 하게 되어 그걸로 됐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드디어 오늘 검사결과를 듣게 되고 혹의 조직 검사까지 하게 된 것이다.
갑상선 검사총비용은 피검사 3만 원 초음파 검사는 비보험이라 6만 원 정도 그리고 조직 검사 6만 원 정도에 외과 내과 진료비가 추가되어 20만 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 들었다. 대학병원은 금액이 더 비싸고 일반 병원은 금액이 좀 더 싸고 중형병원의 금액이 이 정도이다.
오늘 갑상선 혹에서 뽑아간 조직검사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다시 일주일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나 어제처럼 마음이 무겁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