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약산진달래 Dec 29. 2023

심장의 무게가 느껴진다

사람 사는 거 참 한 치 앞을 모를 일이다. 어제의 안녕이 오늘의 안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갑자기 찾아온 불행이라는 손님을 맞이하며 불안 속에 지내고 있다.


심장의 무게는 얼마일까?

그리 무겁지 않은 심장일 텐데,  두부한모 (300g~400g )무게도 안되는  그 심장의 무게(한국 성인 기준 약 250~350g)가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살아있음을 감지한다.


상황에 따른 희노애락의 모든 감정이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와 함께 내가 지금 살아있음을 감지하게 한다. 그러나 그 살아있음이 죽을 만큼 괴로울 수도 있다. 벌써 일주일 140의 심박수를 찍던 심장이 잠을 잘 때는 제외하고 120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한밤중에도 깨어나 묵직한 심장의 무게를 감지하며 안절부절못해한다. 잠시 생각의 회로가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나의 생각은 한 곳에서 맴돌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듯 그냥 순응해야만 한다.


신경안정제라도 처방받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약국에서 사 마시는 안정액을 알게 되었다. 한 병을 마시고 나니 심장의 무게감이 잠시 사라졌다. 그러나 심박수는 그대로 120이다. 정말 잠시 90으로 내려앉았지만 다시 100을 넘어갔다. 무거웠던 심장이 가벼워져서인지 견딜만했다. 그러나 약기운이 사라졌는지 새벽에 느껴진 심장의 무게감은 나를 다시 불안감으로 짓눌리게 만들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렸던 어제의 평안이 그리워지는 오늘, 불안 속에서도 심장은 오늘을 견디기 위해 세차게 박동하고 있다. 그런 심장의 무게가 이리도 버거울 줄이야. 이토록 가벼운 심장의 무게를 견디어 내야만 내일의 평안을 다시 찾을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치매가 뭐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