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가을의 문턱에서
살짝 차가워진 방 안 공기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길었던 여름이
이제 안녕을 고하려나
살며시 일어나 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본다
초록잎 사이로 번져드는
노란빛, 붉은빛
‘이제 가을이야’
속삭이는 듯하다
긴 여름이 가고,
드디어 가을의 시작
차가워진 공기마저
이제는 반가워진다
그러나 이미 낙엽은 바람에 나뒹굴고
붙잡지 못할 가을의 찰나를
나는 누릴 수 있을까
가을보다 먼저
겨울이 와버릴까
조바심에
그저 창문 너머로
시선만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