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 없다

이상형

by 약산진달래

이상형이 있다. 이상형의 모습에서는 뭔지 모를 빛이 난다. 나도 그들처럼 빛나고 싶었다. 이상형이 되고 싶었다.


어린 시절 이상형은 외형적으로 멋진 사람이었다. 외모와 옷에 신경을 쓰며 이상형을 닮아가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꿈을 쫒던 시절 이상형은 바뀌기 시작했다.비전이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었다. 비전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뛰었고 그 사람의 비전은 나의 비전이 되었다. 만나는 사람에게서 비전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는 더 이상 매력이 없었다.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성공한 사람이 이상형이 되었다. 성공한 자리에 서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리고 나도 대열에 합류하고 싶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하자 나는 그들의 이상형이 되어 주고 싶었다. 부족하지만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았기에 이상형이 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 나의 이상형은 없다. 멋진 외모가 아니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비전이 없어도 괜찮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다른 이들의 이상형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하루를 최선을 다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뿐이다.


그렇지만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 나는 여전히 일방적이다.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나를 자신에 맞추어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몸짓을 하더라도 오해하지 않고 받아 주는 사람이 좋다. 자신의 사고에 맞추어 우리는 늘 누군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의 무뚝뚝한 말투에 지레짐작하지 않고 혼자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좋다. 그러면 가끔 그가 시퍼런 충고의 칼 같은 말을 내밀어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상형이 없다.

© faustogarme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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