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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이야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이슈와 더불어

by 헤르메스JK

고성능 GPU와 대형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

산업 발전과정에서 전기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 왔지만, 생성 AI의 활성화로 이전보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 원인은 생성 AI가 기본적으로 학습과 추론으로 구현되기에, 방대한 양의 Data학습을 시켜야 하고, 학습한 Data를 기반으로 추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최대한 정확하고 빨리 실행하기 위해서는 병렬 연산처리에 강점인 GPU의 성능을 키우고, 사용 개수를 늘려 처리 능력과 속도를 가속시켜야 한다.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더 많은 Data Center가 필요하다.


생성 AI 투자가 Data Center에 집중

산업적 측면에서 가장 Hot한 이슈는 생성 AI로, 연구와 검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투자 확대와 산업에의 적용 및 응용이다. 이를 위해 빅테크로 불리는 초거대 IT기업들이 생성 AI의 근간이 되는 Hyper Scale의 데이터센터 증설 러시를 이루고 있다. 주간동아에서 인용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24년 3분기에만 MS, AMAZON, Google, Meta 4개 빅테크 기업의 전체 투자액 600억$ 중 80%가 데이터센터에 투자되고, 2025년 약 3000억$이 AI인프라 투자에, 2025년에는 3000억$ 지출 예정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투자에 힘입어 발표기관마다 차이가 크지만, Data Center Map에 의하면 전 세계 Data Center 숫자가 약 8,100개로 매년 급증하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여기서 숨은 복병이 있다. 문제는 2030년 탄소제로를 추구하면서, 급증하는 전기수요를 적기에 조달해야 하는 것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상관관계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컴퓨팅 자원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제공되며, 생성 AI의 발전은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와 직결된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생성형 AI의 발전은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증가를 야기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2025년 세계 전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전력수요의 1~1.3%를 차지하던 데이터센터전력소비가 2026년 1.5~3.0%로 증가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서도, AI가 훈련하고 추론하는 장소인 ‘데이터센터’는 이미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소모량의 약 1~2%를 차지하며, 2026년까지 3~4% 비중까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hatGPT 검색은 구글 검색보다 전력 10배 소모

미국 전력연구소(EPRI)가 2024년 6월 5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검색을 한 번 할 때 사용되는 전력은 약 0.3Wh(와트시)에 불과하지만, ChatGPT는 검색할 때마다 2.9Wh를 사용했다. 구글 검색보다 10배의 전력이 필요하다. 구글의 AI 기능이 구글 검색에 통합된다면 검색당 전력 소모가 6.9~8.9Wh로 ChatGPT보다 3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라고 봤다. 단순 구글 검색보다 최대 30배 정도 전력 소모가 더 크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

실증데이터에 의하면, 문헌 샘플 분류 작업은 약 0.002 kWh를, 문장 작성은 약 0.047 kWh, 이미지 생성은 약 2.907 kWh가 필요했다. 이러한 대규모 언어 처리, 컴퓨터 비전, 로봇 공학 등의 응용 분야의 리소스 집약적인 모델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전력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H100 판매 ‘23년 150만 개, ‘24년 200만 개로 예측하면서 “총 350만 개의 H100이 소모하는 전력량은 연간 1만 3091 GWh다. 일부 소규모 국가의 전력보다 많다” 일론 머스크도 2025년이 되면 인공지능(AI)을 위한 충분한 전기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가 2024년 4월 제시한 생성형 AI의 미국 전력 수요량 전망에 따르면 2023년 3 테라와트시(TWh) 수준에서 2030년에는 652 TWh까지 무려 217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미국 상원 청문회 소개 내용에 미국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들의 그린에너지(Taxonomy) 직접 조달 활발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 자체 조달 계획을 발표한 사례들이다.

전력 조달은 크게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 원자력 에너지, 기존 전력망과의 계약 등이지만, 탈 탄소에는 태양광·풍력으로는 부족하여 원전 포함 SMR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MS빌게이츠는 SMR 착공식에서 “우리는 곧 미국 에너지 미래의 기반 위에 서 있게 될 것”

오라클 엘리슨 회장은 인터뷰에서 “AI로 인한 전력 수요가 미친 듯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언급

(미국 빅테크들의 SMR투자 계획)

*특기할 점은 미국 에너지부가 빅테크 IT기업들과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SMR을 공동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AI 기술 붐에 대응하여 늘어난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를 자체 조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및 원전 비중 조절은 수요자 중심으로

최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이슈가 되고 있다. 탄소제로와 늘어나는 전기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그린에너지로 분류되는 원전과 SMR 비중이 확대되어 있다. 이 비율 재조절 여부 가 당사자들에게는 생업이나 가치와 관련된 문제여서, 이들의 의견과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에서 논의와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이해 당사자들(공급자)의 의견과 이익보다 실 사용자, 즉 경제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소비자들(일반 가정과 기업)의 이익을 더 우선해야 한다. 국가 발전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반이 되는 제도나 인프라일수록, 개별 이익보다는 국가 전체의 이익은 물론, 다음세대의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측 가능한 전력 수요, 불확실한 전력 조달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는 732개, 소요 전력 용량은 49.4GW라고 한다. “데이터센터가 요청한 대로 지어진다면 1GW급 발전기 53기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라고 주간조선의 ‘전력전쟁’ 기사에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 공급이다. 데이터센터는 수 만대의 서버를 24시간 돌려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전력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한국전력에 전력 공급 허가 신청을 내도, 대응이 어려운 상태로 “데이터센터 발 전력난이 이미 현실화되었다”는 경험담도 많다. 한전도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요청이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수요는 예측 가능한데, 공급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 자료 : 과기정통부,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각사)

비중 조절에 따른 이해상충 문제가 과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탄소 제로 추구는 전력 수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원자력발전을 그린에너지로 분류하고, 각 국마다 탈 원전정책을 폐기하고 원자력발전소나 SMR을 신규로 건설하려 하고 있다. 국내는 정치적 혼란이 이어져, 정치권 일부와 환경단체가 전기기본계획에서 정한 원전도입 속도를 늦추려 하고 있다. 세계의 흐름과 수요자(전력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쉬운 판단을 뒤집으려는 것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만이 생존 가능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대에,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에너지 분야를 육성하면서 배가시켜야 하는 시기에, 이익단체와 환경단체의 주장에 좌우되어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네이버 이해진 GIO는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를 빼앗기는 것은 매출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력 부족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상한 데이터센터 증설이 어려워져 해외 기업에 데이터 주권을 뺏기지 않도록 절충하고 잘 조절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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