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관찰기 1
영리함과 착함이 공존할 수 있을까? 영리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고, 착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그렇다면 영리하고 착한 사람은? 어색하다. 영리함은 ‘착함’보다 ‘약삭빠르다’가 어울리고, 착함은 ‘영리함’보다 ‘무던함’이 더 어울린다.
영리한 사람은 상황판단과 계산이 빠르다. 남보다 몇 수 앞을 먼저 보고 상황을 내 쪽으로 유리하게 만든다. 이득을 포기하고 다 내어줄 수는 있다. 앞선 자의 너그러움일 뿐, 착함과는 결이 다르다.
간혹 영리하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두 가지 경우다.
첫 번째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유형이다. 남보다 앞서 있지만 뛰어남을 내세우지 못한다. 속으로만 생각하며, 의견을 먼저 주장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상대방 눈치를 보며, 나서서 결정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의 수라도 상대방이 불편할 가능성이 존재하니까.
두 번째는 외향적이지만 연기파인 경우다. 이 유형은 몇 수를 앞서 보고 있어도 모른 척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소위 타짜다. 착한 사람 가면 정도는 쉽게 쓰고 벗는다. 옛 어른들은 이런 사람을 이렇게 말했다.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앉아 있는 놈이라고.
한없이 착한데, 머리는 계속 빠르게 회전하는 사람. 그런 완벽한 인물은 문학에서도, 현실에서도 본 적이 없다. 아, 슈퍼히어로는 빼고(DC보다는 마블 캐릭터가 더 인간적인 이유가 있다)
어쩌면 신은 일부러 인간을 불완전하게 설계했는지 모른다. 무언가 부족해야 끊임없이 탐구하고 노력하니까 말이다. 하긴 완벽하게 만들어 놓으면 자신의 일자리를 잃게 될 테니, 역시 밥그릇 챙기기에는 착함보다 영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