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감성은 첫 번째 이후로 소멸했어
둘째 조카가 태어났다. 쥐꼬리만 한 인턴 월급 탈탈 털어 첫째 조카 돌 반지 살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첫 조카가 태어났을 때 쓴 시가 있었다.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주어야지 했었는데, 까맣게 잊었다. 그때만 해도 입사 초기라 감성이란 게 남아 있었나 보다. 악만 남은 지금 다시 보니 민망해서 조카에게 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조카에게
어느 날
하늘이 기울어 별이 쏟아진다면
땅 위에 총총히 박힌 별들을 보게 될 거야
아득히 멀기만 하던 별은 발아래 빛나며
네가 걷는 그 길
한발 한발 내딛는 자욱 자욱
반짝반짝 빛나는 별자리로 남게 될 거야
허나, 네가 마음의 눈을 기울인다면
네 발아래뿐만 아니라
세상 모두를 별들로 가득 채울 수 있어
잊지 마
기울인 눈,
채운 별들은
온전히 네 것이며, 네 것이어야만 하는 것을
우주의 모든 별을 네 안에 가득 채운다는 것은
너와 그들 모두가 하나가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