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틈의 위로

작은 하루가 말을 걸 때

by 앤의하루

유난히 장난스러운 아침이었다.

아이들 아빠가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아는 이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말이 장난이 되고, 분위기가 장난으로 흘러가면 긴장은 자연스레 풀리는 법이다. 격 없는 대화 속에 선 넘지 않는 장난이 오갈 때면, 아이들도 아빠의 단호함을 장난처럼 받아칠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은 장난이 아니라, 쇠귀에 경 읽기가 화근이었다.

요즘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 어려우니 아침만이라도 가족이 모이자고 남편은 제안을 했다.

몇 차례 나갈 채비를 재촉했지만 작은 아들의 대답은 “알겠다.” 한마디뿐이었다. 방 청소를 하라는 말에도, 여전히 “알겠다.”라는 말만 되풀이되었다.

가장의 권위를 중시하는 남편에게 그 대답은 무심함을 넘어선, 분노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장난기 가득하던 아침의 공기는 순식간에 팽팽해졌고, 대화는 칼끝처럼 부딪히며 “괭! 괭!” 소리를 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남편보다 더 크게 아이에게 윽박질렀다.

겉으론 내가 더 혼내야 아이 아빠가 멈출 거라 둘러댔지만, 솔직히는 나 역시 아이가 원망스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가 울분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왜 우리 집엔 내 편이 없어!”

자주 하던 말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가슴에 꾹꾹 눌러뒀다 쿵, 하고 떨어진 그 말은 내 가슴을 정통으로 때렸다.

화를 삭이지 못한 남편이 집을 나가고, 멍이(큰아들)가 뭉이(작은아들)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나 때문에 매번 미안해.”

“옆에서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대문자 F 큰아들과 대문자 T 작은 아들.

두 아들은 이란성쌍둥이다.

그 둘을 키우는 대문자 F 엄마는

오늘도 문 밖에서 조용히 울었다.

조금 뒤, 아이가 좋아하는 디저트와 달달한 커피를 사 와서 조심스레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무 말 없이, 다정하게.

아니, 소심하게.

그리고 기다린다.

마음의 문이 열리기를.

“세상의 모든 것은 균형을 이룬다.

한쪽이 삐걱거릴 때, 다른 한쪽이 기울어지지 않게 받쳐주는 것.

가족이란 결국 그런 이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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