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하루가 말을 걸 때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산책길의 모과들과
곱게 익은 탐스러운 단감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선명해 보인다.
강한 태양 아래
과실들은 제 존재를 다 드러낸 채
단단한 윤기를 품는다.
공기는 서늘하게 식어가지만
빛은 마지막 기세를 놓지 않는다.
이 계절의 온도차가
오히려 색과 모양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잠시 멈춰
쓴 커피를 한 모금 삼킨 채
멀리 짙은 바다를 바라본다.
내 안에서 오래 부유하던 생각들,
오늘은 그 바다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듯하다.
생각의 농도가
서서히 옅어지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