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감정 중 하나는 '모름'에 대한 불안이다. 아이가 왜 우는지, 분유는 어떤 게 좋은지, 수면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생각보다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아이가 지금 잘 자라고 있는지, 몇 개월쯤 되면 어떤 발달 단계에 있어야 하는지 궁금할 때도 많다.
이럴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정보를 찾는다. 유명한 소아과 의사들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관련 서적을 읽고, 때로는 육아 맘카페에 들어가 다른 엄마들의 경험을 참고한다. 그리고 그것을 마치 공식인 것처럼 맹신하면서 아이에게 적용시킨다.
수 많은 육아 공식, 그러나 그것이 내 아이에게 꼭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수면 교육을 시키고자 많은 정보를 찾아봤었다. 그중 많이 나오는 정보가, 잘 시간이 되면 목욕을 시키고 백색소음을 틀어주어 이제 잘 시간이 되었음을 아이에게 알려주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정보를 마음에 깊게 새기고 꼭 아기가 자기 직전에 목욕을 시켜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가 목욕을 하고 나면 더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찾아보니, 어떤 아이들은 목욕을 놀이로 여겨 더 각성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순간, 알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 분명 구독자 수 많은 소아과 선생님의 조언을 따른 것인데, 이게 우리 아이에게는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찍어 나오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같을 수 없다. 같은 나이, 같은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라도 성격과 성장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이 참고가 되지만, 그 조언이 내 아이에게 꼭 맞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때, 부모는 직관적으로 느끼게 된다.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정보는 필요하다. 아이의 발달 과정과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도 듣고, 다른 부모들의 경험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내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육감과 본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치 공식처럼 보이는 육아 방법이라도, 내 아이에게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변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뭐 전문가 조언도 소용 없다면 어떻게 하라는 건데요 묻는다면 이 얘기를 해주고 싶다. 일단 아이를 잘 살펴보자. 이유 없이 우는 아기가 없다. 무언가 배가 아프던지, 엉덩이에 발진이 있던지, 너무 춥던지, 혹은 너무 덥던지, 그날따라 유독 피곤해하던지, 아이는 저마다 이유를 가지고 있다. 아이가 이유없이 운다면 옷을 들춰서 몸도 한 번 살펴보고, 아이가 노는 과정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 해답을 인터넷에서 찾으려 하기 이전에, 우리 아기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이유는 금방 밝혀진다.
완벽한 방법이란 없고, 정답을 찾는 과정도 끝이 없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점점 더 내 아이에 대해 알게 되고, 아이가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며 부모도 함께 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부모는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아이와 함께 맞춰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육아는 결국 공식이 아닌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맞춤형 여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