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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Jan 22. 2017

동남아로 해외여행

feat.태국 파타야

 국제학회 참석때문에 1월 중순에 태국 파타야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은 혹한기인데, 태국은 선선한 여름의 날씨였습니다. 앞으로 겨울엔 따듯한 나라를 여행해야겠습니다.




 파타야는 잘 알려진 휴양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뭐 유적이나 사원 등 관광 명소라고 할만한 랜드마크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따듯한 햇살, 푸르른 바다, 야자수 그늘이 드리운 한적한 거리, 호화로운 호텔이 즐비한 그런 곳입니다. 말 그대로 휴양지로서 좋은 도시입니다.


야자수가 늘어선 거리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해변에서는 한가로이 선베드에 누워 책읽는 분위기
남자 태국인은 다 어디로?

 첫째날, 호텔 체크인 후 낮에 돌아 다니다 보니 의외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길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의 부류가 대체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크게 4가지로 분류됩니다.

 

1. 백인 외국인

2. 백인 외국인과 태국 여성

3. 한중일(단체관광)

4. 픽업을 기다리는 태국 직업 여성들


 택시나 오토바이 등 운송수단 기사님들이나 호텔 벨보이, 경호원을 제외하면 젊은 태국 남성들을 길거리에서 보기 힘들었습니다. 관광업으로 운영되는 도시라 그들이 있을 곳은 딱히 없나봅니다. 그리고, 현지 젊은 여성들은..음.. 현지 연인? 같은 모습이 보여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Central marina 앞 광장. 한가로이 앉아서 맥주나 마시다보니 여기가 지상낙원인가 싶습니다.
파타야 지천에 널린 노천바.
워킹스트리트; 파타야 밤문화의 상징이라 불리는 거리. 아이들과 가기엔 교육상 안좋아보이지만 단체 관광객들도 많습니다.

 학회 일정 후, 나름 파타야의 낮과 밤을 좀 둘러보았습니다. 타국에서 온 외국인 그리고 태국인들과 맥주 한잔 하며 이야기도 나눠보고, 나이트클럽에 가서 거기서 사람들이 놀고 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삶은 절대 공평하지 않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파타야를, 휴양지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우리 삶의 공평하지 않음에 대해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경제적인 부분에서 개인의 삶의 시작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파타야에서 느낀 것은 한국에서의 그것과 달랐습니다.


할아버지뻘되는 어르신의 손을 잡고
함께 밥도, 쇼핑도, 술도 마시는 태국 아가씨.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들이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그랬을까.
현재 그들의 삶의 방식은 그들의 선택이었을까. 마치 내가 전공을 택한 것 처럼.
태어나서 처음 본 외국 남성의 손을 이끌고 본인이 일하는 바에 앉혀 술을 주문하게 하고, 계속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말도 안통하지만 바디랭귀지로라도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그녀들.
얼마 안되는 술값이라도 계산하고 일어날때 순박한 미소와 목소리로 아쉽다는 듯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
 작게나마 감사와 예의를 표하고자 호텔방을 정리해주는 분에게 팁을 드렸더니 너무나 감사해하며 그 다음부터 마주칠땐 먼거리에서 보이더라도 친구처럼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
 밝고 친절한, 그리고 그늘없는 얼굴의 그들.


만일 우리가 그들과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한국에 있는 학교 선후배들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의 환경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저는 그리고 우리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 똑같은 삶의 발자국을 걸어왔을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우리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고 배우며 살았기 때문에, 한국의 교육과 기성세대들이 이루어놓은 사회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본인이, 각자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든 못하든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동등하지 않음'을 느끼며,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할지 생각했습니다. 남이 누리는 것을 질투하고, 내가 부족한 것에 열등감과 박탈감을 느끼며 사는 것. 이건 너무 피곤하고 본인을 지치게 하는 정서입니다.


기준선을 잘 정하면 되지 않을까?


 무엇을 내가 극복할 수 있고, 무엇을 극복할 수 없는지, 무엇을 손에 쥐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본인 스스로 기준을 세운다면 시기, 질투, 열등감, 우월감, 자괴감, 박탈감 등 스스로를 괴롭히는 정서로부터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행복했던 여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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