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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Apr 23. 2017

당신, 그리고 나

feat. 17학번 신입생

"안녕하세요"

 우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오랜만에 보는 사람에게, 누구에게나 쉽게 건네는 인사말을 건네요. 그리고 그에 대한 쉬운 대답도 늘 같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쉽게 대답은 하지만, 우린 정말 안녕한가요?

 다들..안녕하신가요?



 

입학식 현수막

저는 올해 2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석사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을 졸업을 하였으며,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생활패턴, 배우는 과목, 학업량 등등 아주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4년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할 동기들, 그리고 선배 및 교수님들을 만났습니다.


성인에게도 새학기 증후군이?

 

 '새학기증후군'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학창시절에 학교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부모님께 떼를 써본 경험들, 다들 있으실 겁니다. 저도 가끔 그랬던 것 같기도...가끔이 아닌가..? 어쨌든, 요즘은 새학기에 학생들에게 다가오는 부담감, 즉 새로운 인간관계,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유발에 따른 생리적인 증상을 '새학기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요즘 아이들 스트레스가 참 심한가 봅니다. 그런데 이 새학기 증후군이 대학생들에게도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관계, 학업에 이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취업, 결혼, 미래 설계 등등으로 인해 대학생들도 새학기 시즌에는 새학기증후군으로 고생입니다.


일상을 함께하는 이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것의 온도.

 저도 마찬가지 새학기증후군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지만..언제나 관계맺기에 다소간 어려움을 겪는 저에겐 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드라마틱한 변화는 사실 좀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친화력 좋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어떻게 다행히도 시작을 함께하는 조원들, 골학(의과대학의 독특한 오리엔테이션; 해부학의 일부를 선배들로부터 미리 학습하며 진행되는 프로그램)조 동기들을 너무 잘만났어요. 흠을 덮어주고 잘못을 용서하고 낯선 곳, 낯선 삶에서 의지가 되는, 의지가 되어주고 싶은 동기들을 만났어요. 짧은 시간 우린 동기에서 친구로, 관계가 성장하고 함께 있어 힘이 되고, 힘이 되어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골학조의 졸업선물. 아직 간직하고 있어요.

 다행히 좋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아직 서로에게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도 많습니다. 당연하겠지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이 함께 일상을 지내고 학업에 매진하고 함께 여러가지 일들을 이루어가는데 갈등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저 또한 아직 가까워지지 못한 동기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소외감이 들기도, 무리로부터 멀어진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과거에도 그랬듯, 두루두루 넓게 관계를 깊이 가져가진 못해요, 저는. 가까운 친구들과는 깊게 친밀해지지만, 많은 이들을 잘 챙기면서 넓은 인맥을 자랑할 그릇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주 '관계의 온도'에 대해, 서로에게 '물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지게 됩니다.


그 입술을 막아본다.

  

 소통의 핵심이자 가장 주된 수단은 바로 '말'입니다. 집단 내에서 한 사람의 인상, 한 사람의 존재감에 대한 것도 말을 통해 세워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론을 통해 정치인들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 그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게 발생하죠. 누가 이런 말을 했다더라, 누가 언제 이런 일을 했다더라, 누가 누구랑 이런 걸 하는데 누구에게 이랬다더라 등등..말이, 소문이 그 사람을 결정합니다. 특히, 낯선 관계에서 이런 말은 누군가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하기도 하죠. 새학기, 새로운 집단으로의 편입에서 조심해야할 것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인해 의도치 않게, 억울하게 어려움을 겪는 동기들이 있습니다. 별일아닌 일, 사소한 일인데 크게 비춰지기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도 했었어요.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하세요.


 어느 선배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동기들과 하루 종일 붙어앉아서 힘들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학업을 하다보면 '얘가 대체 왜이러나' 싶은 순간들도 있고, 오해가 생기기도 한답니다. 이해관계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아픔을 치료하고 그를 그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보냄으로써 그들에게 '일상의 삶'을 다시 살게 돕는 것, 그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옆에 앉아있는 동료의 아픔을 헤집는게 아니라 덮어주고, 그의 좋은 면을 보고 그를 응원하는 것. 그렇게, '우리'로 함께하는 관계가 되길 바래요. 아직 부족하지만, 저 또한 그렇게 동기들과 지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실습수업 쉬는 시간, 오손도손 함께.

 만나보길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우리 서로에게, 예쁘게 물들길 꿈꿔봅니다. 반가워요 그리고 함께 화이팅해요.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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