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마실
갑자기 하얼빈에 가게 되었다. 여행 가고 싶었는데, 선뜻 손 내민 선배가 있어서 덥석 잡았다. 같이 가자한 언니에게 여권 사진을 보내 비행기 예약을 진행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현실이 되고는 어안이 벙벙했다. 비행기표 끊었다 하니 선배는 바로 호텔 잡았다며 예약표를 보내왔다.
김해공항에서 직항이 없으니 인천공항으로 가야 한다. 아침 비행기라서 6시에는 공항에 가야 한다. 언니가 공항 근처에 호텔을 잡았다. 나는 내일 오후 인천으로 갈 것이다. 2박 3일 하얼빈 여행에 나는 3박 4일 여행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등장인물 소개를 해야겠다.
같이 가는 선배언니는 바로 위 학번이고, 3학년 때 복학해 나와 같이 학교를 다닌 84학번 선배와 결혼했다. 내가 입학 전에 벌써 cc였다. 언니네는 인천에 살고 나는 통영에 산다. 1년에 한 번도 못 보는 사이지만 둘 모두 지금까지 연락하며 잘 지낸다. 언니가 코로나 이후 대만에 한 번 가고 싶다고 같이 가자 한 것을 내가 시간을 못 내서 흐지부지되었다. 그때 못 간 여행을 이번에 하게 된 것이다.
하얼빈에 사는 선배는 내가 대학 1학년 때 4학년이었고, 위에서 말한 선배와 동기이며 당시 친했던 친구다. 졸업 후 북경에서 일을 했고, 지금까지 중국에 있다. 84 선배 그 둘도 졸업하고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생활하느라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다. 과 밴드에서 소소한 일상을 전하거나, 지금껏 변함없는 연락처로 한 번씩 안부를 묻는 정도의 인연이다.
중국은 비자가 필요한 나라다. 통영에서는 비자 발급을 하려면 연차를 내고 부산에 다녀와야 한다. 그냥 대행으로 처리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여권을 보냈더니, 한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려 비자가 붙은 여권을 등기로 보내주었다. 선배와 언니에게 비자 인증숏을 보냈다.
중국 하얼빈 갈 준비
1. 선배언니 동행
2. 비행기 예약(선배언니에게 여권 사진 보내고 일괄 처리)
3. 호텔 예약(하얼빈 선배 몫)
4. 비자 발급(대행)
5. 위챗페이 카드 등록
6. 통영에서 인천공항 가는 방법
1) 국내선 :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인천공항 : 통영에서 김해공항 시외버스가 있으나, 회사 출근했다 가려면(연차를 금요일 하루만 냈음. 귀한 연차를 아껴 써야 함) 시간이 안 맞는다. 통영에서 사상터미널 가서 경전철로 김해공항 가는 방법도 있음. 제일 비쌈. 비행시간 1시간 전 도착까지 쳐서 소요시간 최소 4시간 반
2) KTX : 부산역에 가서 서울 도착 서울에서 다시 인천으로 소요시간 최소 5시간
3) 시외버스 : 통영-인천 시외버스-공항 근처 숙소까지 최소 5시간 30분
4) 공항리무진 : 거제 통영 진주를 거쳐 공항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나, 갈 때는 시간이 안 맞는다. 5시간.
며칠 동안 방법을 다 알아보다가 3번 선택. 글에서도 느껴지지만 비행기나 KTX는 갈아타고 갈아타고 갈아타는 번잡스러움이 있다. 마침 시외버스는 2시 퇴근 후 사량도에서 죽림 터미널 도착하는 3시 이후 3시 50분 버스를 탈 수 있어서 시간도 맞출 수 있다. 버스에서 한숨 자는 것으로 하고 한 번에 가는 걸로 선택. 이로서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처리했다.
이제 그냥 가기만 하면 된다. 짐은 최소한으로 싸려고 한다. 뭘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회사에서는 늘 '해장할 일이 없어도 해장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진다. 요즘 그러한데, 마침 잠깐의 숨 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