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상하이
주말부부로 지내다 보니 집이 두 채다. 물론 부산에서 남편이 머무는 곳은 회사에서 내준 집이라 우리 집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부산 짐을 통영으로 옮기고 통영에서 다시 중국 갈 짐을 추려서 보내야 한다.
부산에서 우리가 산 것은 냉장고와 티브이 세탁기 소파 정도다. 이걸 통영으로 옮기면 놔둘 곳이 필요한데, 이미 통영에 다 있는 것들이다. 통영의 것들은 부산의 것보다 오래된 것들이라 이참에 정리하기로 하였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폐가전 수거 신청했고, 티브이는 윗집 언니가 필요하다 하여 주었다. 소파는 공장에서 휴식할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 당근에 올렸더니 고성의 한 공장에서 가져갔다.
해외 이삿짐에는 포장을 뜯은 식품류는 가져갈 수 없다. 김치와 장아찌 등 직접 담근 것들도 불가다. 마침 김장 김치가 귀할 때다. 주변에 나누었다. 그 외에 중국에 가져갈 것과 놔두고 갈 것을 분류했다. 냉장고를 비우고 안 쓸 플라스틱 용기와 오랫동안 모아두었던 유리병들을 버렸다. 책장에 꽂혀 있던 무의마한 책들을 뽑아냈다. 그것 만으로도 재활용 장을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두고 갈 것 중에서도 3년 이상 사용 안 하고 놔두기에 애매한 것들을 분류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매번 통영 갈 때마다 모아서 갖다 주니 어느새 기부액이 몇십만 원이 쌓였다. 많은 날을 짐 정리하며 보냈다. 그렇게 정리를 해도 아쉬울 것이 없는 것들을 나는 도대체 왜 그리 껴안고 살았을까.
앞으로도 살림살이며 옷들을 더 늘리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