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학습, 시간이 지나니 보이는 것들
40대의 나는 내적동기가 꽤 강한편이다.
(운동말고는) 꽤 꾸준히 하는 편이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지금의 이런 내가
올챙이적 생각을 못하고
아이에게 학습, 태도를 강요하니
아마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지금도 계속 극복중 -
수준이 다른 사람들과
1명의 코치를 놓고 가르침을
받는 형식의 수영이다보니
그 안에서 우리 아이가 느꼈을
감동을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아지는 부분도 많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아이는 키즈수영장을 무려 한달에 20만원쯤
결제하며 1년 가까이 다녔다.
초등학교 때 수영이 필수과목이라 했고
어릴 때 배워두면 평생 안 잊는다고
사실은
어울리는 아이들이 다니니 보냈다.
코치쌤들은 엄청 친절하고
아이 샤워까지 (머리까지 말려주는)
원스톱 서비스~
그래서 비쌌다.
그런데 ... 우리 아이는
헤엄은 치는데 자유형, 배영을
제대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제보니 나는 그냥 호구였구나
지금 나는 주2회
월 3만원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물론 수강생수도 다르고
서비스도 사뭇 다르지만
어째 내가 더 즐겁게 다니는 것 같은 이 느낌
세상에는 다 때라는 게 있는데
내일이 없는 것처럼
운동신경이 무지에 가까운
6살에게 매주 가네마네라며
실갱이를 했는가 싶다.
지금 센터에서 보자면
초등학생이 성인들과 배우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끼리 배우는 배우기도
또 부모와 아이가 같이
오는 경우도 있다.
나는 왜 내가 직접 아이와
같이 다닐 생각을 못했을까?
나는 하기 싫으면서
너는 배워야해~ 라는 좀 비겁한
그런 엄마가 아니었을까 반성을 한다.
새벽 주 2회 수영을 다니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주 3회로 변경을 했다.
오마이갓
백발수염의 츤데레 코치님이 아니었고
수강생이 확 늘어서 코치가
나를 한번 제대로 봐주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진도가 몹시 빨랐다.
나는 음~파를 하며 발차기인데
초보라면서
안정된 자세와 다른 영법을 꽤 잘 따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때 좌절했고
한달 가까이 참여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따라오니
코치님이 진도를 빼는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뭐랄까 잘 따라가는 사람들이
야속하기까지 하더라는
이때 또 우리 아이가 보였다.
본인이 못 따라가는 속상함,
그런데 선생님이 계속 진도를 빼고
아이들은 잘 따라가고...
쳐지는 아이를 케어하지 않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한번씩 애가 터질때면
나는 아이를 달래고 화를 내고
다시 달래며 문제를 봉합해왔다.
나는 아이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야속함이나 서운함에 대한
공감이 많이 부족했다는 반성이 든다.
또 이런 시스템이 맞지않으니
다른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냥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자~
였으니 우리아들 넘 미안해!
즐겁게 센터를 다니는 듯한 나이지만
사실 수영을 가는 날이면
마음이 무겁다.
솔직히 몹시 째고 싶다.
수영장에서 첨벙대는 것도 좋고
샤워하고 나오는 것도
끝나고 시원하게 걸어나오는 것도 좋은데
여전히 수영장을 하는데
오만 생각이 들며 핑계를 찾는다.
마흔 넘어 자발적으로 필요에 의한
나도 이렇게 도망가고 싶은데
공부 안하고 싶은 초딩이
학원 가는 그 길이,
온라인 접속하는 그 아이패드가
얼마나 싫을까 싶다.
내가 빠지지 않고 센터를 갈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
라플랑도 찍소리 안하고 다니는데
엄마인 내가 모범을 보여야지!
늦어도 괜찮아, 한다는게 중요해
이건 내가 자기계발을 한다면서
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꽤 괜찮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천천히 꾸준히 할 때
단단한 성과가 나온다는 걸
깨달았기에 느끼는 감정일꺼다.
옆 사람과 꼭 같이 진도를 나갈 필요는 없다.
타고난 재능이 다를꺼고
시작한 시점이 다르고
또 앞으로 나갈 방향이 모두 다른데 말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빠르게
치고 나가는걸 보며 미워하거나
속상해 하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이걸 마흔이 넘어 깨달아
나 스스로를 힘들게 했지만
우리 아들은 이걸 좀 빨리
알게 되길 오늘도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