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에는 수영이 좋다고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내가 만난 한의사들도 그렇게 이야기하셨고
주변에 수영으로 허리디스크가 좋아졌다는 사례도 많았다.
그래서 아쿠아로빅을 거쳐
드디어 수영을 등록했다.
주 2회 새벽 수영
강습이 끝나면 대충 샤워하는 하고
부지런히 출근길에 올라야 가까스로 지각을 면하는
그런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또 검은 봉지에 담긴 수영용품을 들고
센터로 간다.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나는 또 금방 그만둘테니까.
장비에 투자하지 않으리.
당당하게 새벽 강습반 입성!
음... 인터넷에서 2만원 주고산
내 수영복이 조금 부끄러워진다.
새벽 수영 하는 사람들은 자기계발의 끝판왕인가?
하나 같이 늘씬하다.
나도 자기계발이라면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데 오~ 기가 팍 죽는다.
몸매의 살이 찌고 마르고나 몸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남녀노소를 떠나서
늘씬하다.
그리고 어딘지 생동감이 느껴진다.
새벽 수영장에 가보면 알꺼다.
그 졸음을 이기기고 온 사람들
그리고 샤워 후 지하철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어딘지 반성이 든다.
사실 나는 수영 자체보다
그 멤버들과 함께 있는 그 느낌이 더 좋았다.
하얀 턱수염을 가진
츤데레 느낌의 강사코치님이셨다.
음~~~~파
음~~~~파
그리고 상체는 육지에 두고 엎드린채
하체를 물속에 넣고 물장구를 찬다.
음...
저.... 허리가 아픕니다만...
차마 저 디스크라서 못하겠다고
허리가 아프다고 말을 못하고
꾹 참는다.
신기하게 너무 재미가 있다.
한달동안 했던건 음파와 발차기
그리고 물에 판잡고 뜨기 뿐이지만
너무 재미있다.
새벽 눈을 비비고 나와
수영 잘하는 사람들 보고 있는 것도
즐겁고 이런 부지런한 사람들과
한공간에 있다는 자체도 좋았다.
실내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았고
강습을 마치고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며
마스크 없이 찬 공기를 마시는 순간도
너무 좋았다.
수영 후 느껴지는 어딘지 오묘한 통증
수영 강습을 받고 있자면
허리의 뻐근함,
종종 오른쪽 고관절 통증이 있었다.
(몇달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
특히 초반엔 허리가 유독 뻐근하다.
음... 뭐지?
아니야 수영이 좋다니까
그래도 재밌으니까 계속 해야지!
그러던 중 최근 유퀴즈에 출연한
서울대 정선근 교수님의 영상을 보게됐다.
저걸 보며 나의 허리가 뻐근한
이유를 알게된다.
하하하
안 빠지려고 얼마나 온몸에 힘을 주는지
...
특히 나처럼 운동신경 없는 사람은
유독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거다.
하하하
이걸 알았더라면 나는 평생
수영을 못했겠지만
몰랐던 덕분에 그 시간을 또 견뎠고
몇달이 지난 지금도 다니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영을 꼭 제대로 해보고 싶고
그 순간은 좋기에
(여전히 가기전은 고통 ㅋㅋ)
수영을 그냥 쭉 해보려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디스크 환장에게 여전히 수영을 권하고,
수영을 하면 되는지 묻는 글이 많다.
그런데 어느정도 회복이 된 뒤에
도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