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를 위해 운동은 해야겠고 도무지 수영은 엄두가 나질 않던 나
그래서 그 아래 타임의 '아쿠아로빅'을 등록했다.
예전에 임신부 운동으로 좋다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물속에서 하는 에에로빅이라 아쿠아로빅인가?
여튼 그런 마음으로 물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차차 수영복을 사야지
아쿠아로빅을 준비하는 나의 마음가짐은 이랬다.
"어차피 한달도 못다닐꺼 돈 들이지 말자"
포털에서 '아쿠아로빅 수영복'이라고 검색하고 제일싼 만원대 수영복을 구매했다.
욕실에 굴러다니던 세면용품 샘플을 검은 봉지에 담았다.
다이소에서 삼천원이면 뒤집어쓸 목욕바구니조차 사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검은 봉지를 들고 센터를 다갔다 했다 ^^)
수모와 수영안경은 아들이 몇년전에 썼는지도 모를 그런걸 비닐봉지에 넣었다.
아쿠아로빅을 위해 피치못하게 구매한 수영복을 포함해도 2만원도 들지 않게 준비 끝!
검은 봉지를 들고 다녀도 안부끄럽고
아이의 다 늘어난 깔이 전혀 맞지 않는 수모를 쓰고도 부끄럽지 않은 상태
나의 기대감은 어쩌면 딱 그정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나 깜짝 놀랬다.
너무 재미있고 너무 웃겨서 깜짝 놀랬다.
함께 아쿠아로빅을 하는 멤버들의 대부분 나이가 많으셨다.
100% 여자
덕분에 나는 막내삘이라는 흔치 않은 감정을 느꼈다.
선생님은 남자셨다.
아... 아쿠아로빅 선생님은 왜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을까.
내안에 나도 모르던 편견을 깨닫는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선생님이 제일 열심히 하시고 제일 땀을 많이 흘린다.
혹시 몇년전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호프집 가본 사람?
호프집 별이 빛나는 밤에는 ... (딱 한번 가봤다)
음주와 가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고 테이블 사이에서 댄스를 하신다.
동행인 언니가 그러는걸 보고 기겁했던 기억이 난다.
7080 유행 가요가 나오는 그런 흥겹고 어딘지 어울리기 힘든 그런 분위기의 호프집이다.
아쿠아로빅 하는 내내 그 호프집 생각이 났다.
아마 음악이 나오는 음악풍이 비슷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생각했던 아쿠아로빅은 아래 이미지 같은 느낌이지만
현실은 조용필의 모나리자에 맞추어 구호를 외치는 신나는 에어로빅이었다.
흥겹게 노래를 따라부르고 혼자 방향을 틀려도 웃기고
노래도 웃기고 같이 하는 이모님들도 넘 재미있었다.
강사님이 제일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하는 모습도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렇게 두달을 경험하고나니 수영장은
더이상 두려운 곳이 아닌 웃기고 즐거운 곳이 되었다.
두달정도 다니다 저녁 시간에 다른 수업이 겹치면서 그만두었다.
빠지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동력은 "나는 디스크 환자이고 재활을 해야해"라는 마음과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밌던 종목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부담을 내려놓고 "새벽수영"을 등록했다.
어렵게 시간된 물과의 인연을 내려놓고 싶지 않아서...
아쿠아로빅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수영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 바로 수영이었다면 나는 포기했을 것 같다.
아쿠아로빅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
1. 수영복 : 보통 3부 수영복이라고 불리는걸 입던데 비키니만 아니면 상관없을 것 같음
2. 수모 반드시 필요함 (수경 필요없음)
3. 센터에 따라 아쿠아마스크가 필요한 곳이 있음
4. 아쿠아슈즈 : 종종 미끌 하는 경우가 생김. 필요함
5. 세면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