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니까 하게 되는 운동
허리 디스크로 인한 고관절 통증과 다리 저림 현상이 조금씩 사라져가던 날 불현듯 든 생각.
다시는 아프고 싶지 않아
디스크 통증이 심하던 기간동안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상태가 안 좋기에 가급적 운동보다는 덜 움직이는 걸 택했고
(해도 30분이내 산책정도)
그리고 강남까지 출퇴근, 하루 꼬박 근무를 하는 자체가 내 허리에겐 챌린지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미라클모닝도 자기계발도 없는 조금은 초조한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난 의사와 완치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해 준 운동 "수영"
철없던 내가 수영등록전 준비해야할 것들?
수영은 등록하기 전부터 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
바로 수영복 입을 나의 몸
다이어트를 위해 수영장을 가는건데 왜 살을 먼저 빼야하는지 의문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종 장비 - 수영복, 물안경, 수모 등등
그리고 같은 수영장에 내가 아는 사람이 없길 바랬다.
나의 수영복 입고 특히 수모 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회사에서 꽤 많이 할인되는 수영장이 있었음에도 아주 멀리 걸어다니기도 했다.
여튼 예전에 나는 그랬다. ㅎㅎ
10년도 더 전에 수영을 하고 싶어 두세번쯤 도전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항상 실패, 두달을 넘기지 못했다.
정말정말정말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한달쯤 지나면 좁쌀같은 무언가가 올라와서 가뜩이나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부채질 했다.
한달에 10번정도 가는데 약속으로 빠지고 마법의 날이라 빠지고...
이렇게 몇번 다니지 못 할꺼면 안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두달 넘기기가 어려웠다.
이런 기억으로 수영과 나를 저 멀리 극단에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허리 아픈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는가보다.
이미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에 다시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
봄이 오고 있어 덜 춥다는 것 (당시 3월)
이제 허리가 움직일만하다는 것
내 안에 있던 변명들이 거의 사라진 어느날
불현듯 동네에 있는 구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등록을 하러 갔다.
다이어트는 커녕 먹고 눕는 것에 익숙해져 살이 쪘음에도 이제 그런거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수영에 대한 여전히 불편한 마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실패만 했던 그 안좋은 기억들 때문에 내심 마감이길 바라며 등록 대기를 하며 전단지를 보던 나
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
왠지 임산부가 하면 좋다고 뉴스에서 봤던 것도 같다.
음... 근데 이 기분.
수영 시간을 체크할 때 긴장되던 마음이 어딘지 샤르르 녹는 기분이다.
수영은 왠지 배워야 할 것도 많을 것 같고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이건 그냥 따라하면 되는거 아닐까???
그렇게 계획에 없던 아쿠아로빅을 등록하고 물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물과의 인연이 시작되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