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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수집가 Jan 28. 2021

소소한 변화

신입 제로웨이스터의 일기장




비록 완벽하진 않더라도, 조금 어설프더라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겠어! 라고 선언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소비를 함에 있어서도, 집 안에서도, 주변에서도. 아주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들이다!



1. 물건을 살 때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건을 사게 됨으로써 생기는 쓰레기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우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예쁜 쓰레기' 만 보면 눈이 뒤집혀 충동구매에 이르는 습관이 있었다. 디자인이 예쁜 음료수, 사놓고 쓰지도 않을 문구류, 패키지가 멋스러운 식료품들만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몇십 년을 이렇게 예쁜 상술에 홀라당 넘어가며 살아왔는데, '그저 환경만 축낼 뿐인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다' 라는 걸 깨닫기까지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에는 신경 쓰이지 않았던 제품 포장들이 왜 이렇게 거슬리고 신경 쓰이는지, 불필요한 포장들이 참 많은 것 같다.



2. 분리수거에 공들이는 시간이 길어졌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 라벨을 확인하지 않았었다. 겉보기에 종이 같으면 종이로, 플라스틱 같으면 플라스틱으로, 뭐 좀 귀찮으면 일회용 비닐에 몽땅 넣어서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도 했다. 양념으로 범벅된 치킨 상자도 종이로 버렸고, 페트병의 라벨조차 떼지 않았었다. 겉보기에 종이 같아도 코팅된 종이의 경우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했고, 기름과 양념이 묻은 치킨 상자 역시 일반 쓰레기였다. 소스병은 세척해서 버려야 했고, 페트병과 라벨은 분리하는 게 올바른 배출 방법이었다. 사실 지금도 분리수거는 조금 어렵다. 헷갈리는 건 검색해가며 하나씩 알아가며 뒤늦게 쓰레기 공부 중이다.



3. 주변 사람들의 변화

남편이 달라졌다. 얼마 전 어머님께서 아로니아 즙을 한가득 주셔서 먹고 있는데, 알다시피 이런 즙은 팩에 담겨있다. 그동안 우리는 대충 일반 쓰레기에 버려왔는데, 알아보니 깨끗하게 헹궈서 말린 후 비닐로 버려야 했다. 그래서 밤사이 그날 먹은 아로니아 팩을 물로 헹궈 말려놨는데, 그걸 본 남편이 날 따라 이렇게 말려놓기 시작했다.





어제는 함께 '생수'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다. 우리 집은 정수기가 없어서 생수를 사다 먹는데, 그러다 보니 페트병이 제법 나온다. 이 부분에 있어서 마음에 걸린다고 흘리듯 이야기했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이 대답을 해왔다. "근데 수돗물도 끓여 먹으면 괜찮지 않아?"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했던가? 아무래도 우리 집에 좋은 변화가 생길 것 같다.



2020. 3. 12.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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