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는 연애, 어느덧 5년차

by 난나 씨

우리는 제법 오래된 연인이다. 어느덧 5년차.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올해가 6년차인줄 알았다. 인스타 해쉬테그도 #6년째연애중 으로 달았는데;; 기념일을 세지 않아서라는 소심한 핑계를 대본다.


2014년 2월. 꽤나 오래 알고 지냈던 (말그대로 알고만 지냈던) 닌나 씨와 연인이 되었다. 언제 손을 잡을까 고민하며 서촌을 걸었고, 왁자지껄한 전통술집 안 잠시 스친 입술에 심장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 사랑받기 위해 다투고, 이해하지 못해 싸웠다. 수없이 많이 입을 삐죽거렸고 화해의 키스를 나눴다.


불꽃같은 화산을 여러 번 지난 지금, 무척이나 평온하다. 손을 잡는 순간 익숙한 편안함이 밀려온다. 조잘조잘 그 날의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그거 먹을까? 라는 질문에 연남동에 오면 역시 그거지. 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고유명사를 기억하지 못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이가 좋다.


설렘은 줄었지만 믿음은 짙어졌다. 이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믿음, 무슨일이 있어도 내 편이라는 믿음. 이런 믿음이 나를,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붙잡아준다.


어제도 별 일없이 데이트를 했다. 오늘도 별 일없이 카톡을 주고 받았다. 내일도 별 일없이 만날 것이다.

거창한 이벤트보다 소소한 일상으로 채워나간다. 우리는 이미 서로의 일상이니까.

별 일 없이 산다는 것, 꽤나 평화롭고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기록하기로 했다.

우리의 시간이 무심코 흘러가지 않도록.

익숙함 속 소중함을 더욱 진하게 간직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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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연남동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