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은 서로에게 가장 편한 존재다. 가족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친구와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순간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된다.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닌나 씨는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다. 관심이 있는 주제가 나오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한다. 조크도 그냥 조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한데다 톤이 일정해 더욱 진중하게 들린다. 사람들은 가끔 같이 있으면 재미없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사교적이고 나름 발랄함을 매력으로 가지고 있는 나와 무겁고 진지한 닌나 씨.
하지만 둘이 있을 때 말을 많이 하는 쪽은 오히려 닌나 씨다.
종알종알 수다쟁이에, 나름 연애인 성대묘사도 섞어가며 실감나게 이야기 하려 노력한다. 개그맨 유행어도 따라하고 주변 지인 흉내도 곧 잘 낸다. 말하던 도중 자기 혼자 빵 터지기도 한다. 예전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지인이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기와 다르게 어린아이 같고 장난 치는 것도 정말 좋아한다. 최근 살이 많이 찐 내 배를 놀리고 쿡쿡 찌르고 만지고, 하지 말라면 더 한다. 하지말라고 짜증내는 모습을 즐긴다. 놀리는 수준이 딱 초딩이다.
나이차가 많아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이었는데...
시크한 어른인줄만 알았다.
보내준 기프티콘을 엉뚱한편의점에 바꾸러 가고,
얼음 사러 나가서 쿨피스랑 냉면만 사오고,
피망, 파프리카를 몰래몰래 내 접시에 덜어내고,
의외로 길을 잘 헤매고,
내 별명(매우 유치한)지어주는 걸 좋아하고,
화가 난 내게 전화로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불러주고,
지금까지 변함없이 팔배게를 해주고,
깊이 잠 들었을 땐 푸우푸우 소리를 내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이 사람의 귀여운 면들.
아직까지 벗겨지지 않은 콩깍지에
오늘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닌나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