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부 감정’에도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혹시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 감정을 풀기 위해 가까운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낼 때 쓰는 말이다. 그 감정을 받아내는 사람들을 일컬어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아무리 우겨도 기본적으로 감정이 우선하는 동물이다. 안타깝게도 감정은 쌓이고 풀지 않으면 오히려 몸에 독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거나, 대화로 하고 싶은 말을 쏟아 내거나,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쭉 빼거나 등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다. 문제는 나중에 수험생이 되었을 때 이 방법 중에 어떤 것이라도 마련되지 않으면 공부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매우 좋은 방법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우등생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기에 소개한다. 꼭지 제목에 있었던 것처럼 매일 일기를 쓰라고 하고 싶다. 일기 쓰기는 감정 조절뿐만 아니라 메타인지를 발동하여 공부 감정과 공부 이성을 모두 깨우는 무기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도 자기가 사용하는 플래너의 한 부분에 꾸준하게 기록을 남겨도 좋다. 혹은 미디어 시대니까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에 비공개로 자신만의 글을 남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은 아날로그적 감성이니 되도록 손으로 직접 썼으면 한다. 물론 방법보다는 본질이 중요하니 매일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건 잊지 말아야 한다.
일기를 쓰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당연히 육하원칙을 적용하면 더 논리적인 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그렇게 격식을 갖춰서 글을 쓰기란 쉽지 않기에 간단한 방법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그날 있었던 일 중에 자신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사건을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생긴 감정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듯이 쓰는 것이 좋다.
대화하면서 오히려 감정이 흐트러지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경우는 ‘나’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을 고려할 때 생긴다고 한다. 일기 쓰기는 절대적으로 ‘나’를 중심으로 쓰는 것이어야 한다. 일명 ‘나 대화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혹시나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왜 그 감정이 생겼는지 철저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나를 제대로 마주할 때 진실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 쓰기는 무엇보다 비밀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신과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솔직하면 할수록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기가 쉽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감정을 파헤치지만, 결국 어떤 이유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이성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 이와 똑같이 경험하게 될까?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상담 요청을 자주 받는다. 처음에는 나도 서툴러서 학생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조언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오히려 실마리가 잘 안 풀리는 기분이 들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연구하게 됐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담자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려고 노력하라고 했다. 생각보다 이 방법은 잘 통했다.
내가 조언을 할 때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오히려 쉽게 해결됐다. 상담하러 온 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고, 감정도 추스르고, 알아서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겪으면서 나는 오히려 학생이 더 자세히 말을 하도록 유도만 할 뿐 그 이상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좋은 해결책이 무엇일지 ‘개인적인 의견’은 제시하시면 그게 답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기에 일기 쓰기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일기 쓰기는 내 이야기를 100% 공감하면서, 비밀도 보장되는 자신에게 상담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기장 혹은 플래너는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만, 내가 스스로 감정이나 상황을 풀어내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다음 날에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털어버리고 다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우등생 중에는 매일 일기 쓰기와 더불어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항상 감정 노트를 작성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그로 인한 결과를 통해 생긴 감정 등 시험과 관련된 모든 걸 노트에 정리하며 감정을 정리했다. 감정이 정리되니 자연스럽게 다음 시험에는 어떻게 해야 부족함을 채우고, 시험을 볼 때는 실수를 줄여서 성적 향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기회를 찾고자 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대화할 상대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특히 외동 자녀라서 형제가 없고, 맞벌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 기댈 곳이 없기에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간은 분명 애정의 욕구가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외동이든, 부모가 맞벌이하든, 친구가 적든 상관없이 일기 쓰기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이점을 잊지 않는다면 분명 공부 감정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