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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대디 Aug 24. 2020

호주 방송국에 대한 도전장, 호주에 간 공고생 EP12

꿈에 대한 도전

꿈에 대한 도전
앞에서 언급을 했듯이, 나의 비전은 영상을 통한 복음 전파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난 방송국에 꼭 들어가야 했다. 한국에서 도전하라는 주변의 조언들이 있었지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호주임을 깨닫고 계속해서 이력서를 넣고 또 몇몇 인터뷰 기회도 주어졌다. 하지만 매번 돌아온 것은 “Fail” 실패였다. 코스타에서 영상에 대한 마음을 받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것은 나도 목표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라는 확신 아래 나는 방송국을 포함한 여러 영상업체에 이력서를 넣고 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당연히 금방 취업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이력서를 보내도 연락조차 안 오는 곳이 태반이었고 인터뷰를 가도 영어, 포트폴리오, 경력 등을 이유로 매번 실패였다. 어떤 회사에 비슷한 포지션에 몇 년간 3번 정도 이력서를 넣었었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지 않는대도 불구하고 계속 이력서를 보내는 이유가 궁금해서 인터뷰를 불러준 곳도 있을 정도였다.


현지 영상 프로덕션이나 방송국은 대부분 가족적인 분위기라 영어가 어눌하고 포트폴리오라고는 교회 영상밖에 없고 경력도 교회와 작은 프리랜서로 일 한 것이 전부인 동양인을 뽑는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쉽지 않았을 거 같긴 하다. 어쨌든 이런 비슷한 방법으로 약 5년간 1000번 정도 이력서를 보냈고 대략적으로 50-60번 정도 인터뷰를 봤던 거 같다. 그리고 결혼을 해서도 이런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나니 사람이 좀 더 현실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은 맞는 거 같다. 지켜야 하는 가족이 생기니 이런 식으로 계속 꿈만 좇다가는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연도까지 방송국 쪽이 안된다면 내가 비전을 잘못들은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기도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방송 쪽 일을 알아보는 중,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일을 검색했기 때문에 호주에 있는 웬만한 영상회사 이름들을 다 알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유명한 회사 이름을 발견했다. 공지를 읽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거 같아서 지원을 했고 며칠 후에 인터뷰를 보자는 전화가 왔다. 나는 그 전화를 받고 합격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생각을 하고 회사 구경이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방문했다.


오후에 인터뷰를 봤는데 인터뷰 방 안이 그 회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잔뜩 꾸며져 있었고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인상적이었고 화려한 느낌이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두 명의 인터뷰 심사관이 들어왔고 간단한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갔다. 10여 년 전이지만 이 인터뷰의 기억이 생생한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인터뷰를 했다기보다 약 1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즐겁게 이야기를 했었고 내가 지난 5년 동안 실패를 하면서 다져졌던 인터뷰 내공이 그날 폭발적으로 나왔다. 영어는 잘못하지만 인터뷰 스킬은 그동안의 실패를 통하여 다져졌던 것이다. 아무튼 인터뷰를 잘 마치고 나왔고 약간의 기대는 했지만 당연히 실망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잊혔다.


그리고 2일 정도가 지난 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받아보니 심사관이 “congratulations, you’ve successfully got a this job and we hope to see you soon” 이렇게 말했던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온몸에 전율이 흘렀고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나의 방송회사의 첫걸음은 월트 디즈니채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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