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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대디 Jul 17. 2020

호주 맛보기, 호주에 간 공고생 EP1

첫 해외방문

IMF 시절, 라떼는 말이야


1997년, 당시 무역업에 종사하셨던 아버지께서는 빚을 받으려는 사람들로부터 거의 매일같이 채무의 압박 속에서 지내고 계셨다. 우리 가족도 밀려오는 채권자들의 전화 속에서 아버지를 보호하고자 아버지는 집에 계시지 않는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오니 집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 및 전자제품에 빨간 딱지들이 붙어있었고 이게 무엇인지 어머니께 여쭤보자 아버지 회사가 부도가 나자 이 모든 가구 및 전자제품들을 압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때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자녀들이 사용하는 책상 및 의자, 책들은 압류 품목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해 연말에 IMF가 터졌다. 이때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나는 공부는 잘하지 못해서 고등학교를 공업고등학교를 진학했다. 과외도 해보고 학원도 다녀봤지만 공부는 영 내 분야가 아니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공업계나 상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한다는 것은 내 미래가 좀 암울하다는 뜻이기도 했던 분위기라서 그런지 주변의 많은 분들이 아버지 사업도 실패했는데 아들도 미래가 암울하다는 눈총을 종종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나에게 끝까지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셨고 왠지 모르게 나는 내가 잘 안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고등학교 1학년에 되던 해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와 나 그리고 남동생은 서로를 신뢰하며 IMF 이후의 삶을 치열하게 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피아노 전공을 하셔서 집안에서 동네 아이들을 모아 피아노 학원을 작게 시작하셨고 나는 살짝 친구들과 함께 방황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남들보다 좀 더 많이 하거나 자주 하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및 세가 새턴 게임과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매일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꼭 영화를 보았다. 동네 친구들은 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녀서 대학을 위해 애를 쓰고 있을 때 나는 혼자 놀자판이었던 것이다. 나에게 계획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잘 졸업해서 지방에 있는 아무 대학이나 일단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잘 흘러갔고 고3이 되자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호주와의 연결고리


당시 호주 시드니에 살고 계셨던 막내 이모가 우리 집에 방문하셨고 어머니께 나를 시드니로 한번 보내보라고 추천을 하신 것이다. 그래서 고3 여름방학 때 한 달간 호주 시드니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고 호주로 떠나기 전에 학교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상담을 했다. 공고생들은 인문계생들과는 달리 고3이 되면 취업 준비를 하는데 마치 내신성적같이 공고생들은 개인별로 취업 순위가 매겨져있다. 내 취업 순위는 꽤 상위권에 있었는데 담임선생님께서는 내 취업 순위가 높아서 외국계 기업으로 보내줄 수 있다고 하셨다 단, 조건은 여름에 호주를 가지 말아야 하는 조건이다. 당시 나는 자동차 정비과였는데 내가 갈 수 있는 기업은 클라이슬러라는 외국계 자동차 기업이었다. 하지만 나는 호주 한 달 여행을 선택하였다.


 , 그리고 시드니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서 그런지 긴장이 되었지만 저녁시간이 되고 비빔밥을 먹는 순간 너무 맛있어서 인지 긴장이 풀렸다. 다음날 아침에 시드니공항에는 이모부가 마중을 나와계셨고 차를 타고 처음으로 간 곳이 맥도날드였다. 치킨버거세트를 상상하고 방문했던 맥도날드는 그 대신에 아침 메뉴를 보여주며 호주 맥도날드의 아침에는 아침 메뉴가 따로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차를 타고 달렸던 호주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굉장히 초록스러운 곳이다. 당시에는 가는 곳마다 나무와 풀들이 웅성하게 있어서 어디를 가든지 다 비슷해 보였다. 그렇게 이모 댁에 도착을 하였고 나와 호주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이모와 이모부는 나를 아주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호주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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