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결기 (하트 꾸욱)
누군가는 임밍아웃 (폭죽 이모티콘 팍팍)
누구는 시험 합격 파티로 숙취에 시달리는 중 (스킵)
여느 때처럼 인스타 스토리로 잠을 깨고 양치질만 휘릭하고 수영장으로 출발한다.
추운 물속은 별로지만 처음으로 물 안 먹고 배영(이라기에는 둥둥 떠있는 수준이지만)을 성공해서 내적 뿌듯함 가득이다.
매번 코로 물이 들어가서 머리가 아팠는데 오늘은 신이 나서 물장구도 덩실덩실이다.
수영이 끝나고 이어지는 필라테스 수업.
매번 이게 맞나 갸우뚱하지만 일단 한다. 그 중 머메이드 자세는 고관절이 안좋은 나에게는 지옥 그 자체다. 하필 오늘 마지막 자세가 머메이드라니!
어랏?
웬일로 고관절이 찝히지도 않고 엉덩이도 잘 붙어있다. 이제 통증 탈출 인가 싶어 또 기분이 좋다.
가뿐한 몸과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공기와 함께 세 번째 운동 크로스핏하러 출발.(믿지 않겠지만 운동 중독자는 아니다. 어쩌다 보니 금요일만 이런 스케줄일 뿐)
걸크러쉬(크로스핏 대회 중 여성 2인이 팀을 이루어 치르는 대회이다.) 예선 이벤트 1 측정을 하는 날이다. 짝꿍을 기다리며 빌리브잇(크로스핏 온라인 유로 프로그램 중 가장 비싼 코스를 사용 중이다. 진짜 운동 중독자 아님) 액세서리 운동으로 몸을 푼다.
도착한 짝꿍과 동작을 연습하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측정이 시작되고 숨이 코밑까지 차올랐지만 꾹 참고 10분을 버텨냈다. 결과는 1차보다 버피를 10개나 더 했다. 성공이다!
기쁜 마음으로 집에 오니 윤성이가 엄청 큰 고등어를 숯불에 구워놨다. 이것이 둘이 먹다 둘 다 죽는 그 맛인가! 두리도 냄새가 좋은지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봐서 네 번이나 살을 발라주고 말았다.
배 두둑이 점심을 먹고 이제는 두리와 산책을 나선다. 평일은 큰엉 해안 산책로에서 한 시간씩 산책하고 두리 점심을 먹이는 것이 루틴이다.
화창한 날씨와 산책길이 유난히 더 예쁘고 시원해서인지 잘 걷는 두리도 예쁘다. 너무 귀여운 두리를 보며 눈으로 하트빔 마구 발사하며 산책을 이어간다.
“지지징...징징.....”
콜포비아는 전화를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064’로 시작하는 번호에 어쩔 수 없이 통화 버튼을 누른다.
“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