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가득한 개인 기록용 감상문
2025.11.6.
20주년이라니. 세월이 빠르다. 극장판 ‘공각기동대’가 재개봉했을 때 보지 못해서 ‘이노센스’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보기 전에는 조금 걱정했었다. 내 기억에 ‘공각기동대’보다 ‘이노센스’가 더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영화를 다 보았을 때 나도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과 ‘공각기동대’보다 ‘이노센스’가 훨씬 친절하다는 걸 느꼈다. 선문답하는 건 똑같지만 맥락이 없는 대사를 주고 받는 건 아니고 관객을 위해 바토나 토구사의 입을 빌려 한 번 더 해설한다.
‘공각기동대’에서 전뇌와 그 속에 담긴 고스트—영혼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면, ‘이노센스’에서는 나아가 생물—인간과 무생물—인형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전신을 기계로 바꾸는 인간과 인간처럼 사고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형의 차이가 어디 있을까. 웃긴 것은 ‘이노센스’ 속 인간들은 많든 적든 전뇌화를 거치기 때문에 해킹을 당해 자신이 보고 있는 세상이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는 점이다. 바토와 토구사 모두 한 번씩 해킹을 당한다. ‘이노센스’ 속 인간은 더는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인형은 어떨까? 인형은 겉모습이 조금 기괴하다 뿐이지 꾸미면 인간과 다르지 않다. 전편에 인형사와 융합되어 방대한 넷으로 사라진 소령 같은 경우에는 전뇌 조금과 그 속에 든 기억을 제외하면 모토코가 소유하고 있는 건 없다. 기억마저 정부의 소유다. 소령에게 인간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하나도. 그럼에도 바토는 소령을 인간으로 여긴다. 아마 관객도 소령을 단 한 번도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인형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기관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이노센스’ 극을 관통하는 사건에서 밝혀지길 로커스 사의 가이노이드가 인기가 많았던 건 고스트가 있기 때문이었다. 오갈 곳 없는 아이를 납치해 가이노이드에게 이식했기 때문에 고스트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걸 보면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는 인간을 인간답게 이루는 주요 요소를 고스트—영혼이라고 본 것 같다. 여러 인터뷰에서 보면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감독의 말대로 고스트일까? 아니면 외형일까? 실제로 인간이 기계 몸으로 대체하는 날이 오더라도 인간은 영원히 모를 것 같다. 생체뇌에서 벗어나 전뇌로 교체한 인간을 동일한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그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텐데. 머리를 굴려도 잘 모르겠다. 알 수 없는 답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인간답다면 인간답다고 할 수 있을까?
대체 인간이란 무엇일까?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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