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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2024

이영왜좋

by 나썽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서사적으로 헛점이 많다.

그런데 각본상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욕심을 내면 벌을 받고 파멸한다는 전형적인 ‘유혹-저주’ 플롯인데 여기에 장르를 섞었다. 그것도 바디호러, 고어라는 장르를. 영화가 독특해졌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감정’이다. 보통의 영화는 ‘감정’에 동화되어 주인공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데 서브스턴스는 ‘감정’보다 ‘몸’에 몰입하게 한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몸=물질 그 자체’인 것이다.


서브스턴스의 서사를 이끄는 힘,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원천이 엘리자베스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엘리자베스의 몸이기에 영화를 볼때 관객은 ‘다음 장면에선 무슨 일(어떤 감정적 갈등이) 벌어질까?’라는 기대가 아니라,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몸이 보여질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엘리자베스를 연민하기보다 그녀의 몸에만 탐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독의 선택은 영화의 메세지와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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