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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L Jul 30. 2017

교통사고 이야기

감기약 등 복용 후 음주운전 위험천만

의학칼럼에서 교통사고를 다루면 독자 중에서는 약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모든 인간사의 내면을 살펴보면 건강 또는 의학의 문제가 개입되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 


얼마 전 필자의 친구가 술자리에 참석했다 술 몇 잔 후 귀가 중 안타깝게도 차량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 친구는 소위 잘 나가는 입사 학원 강사였는데 유족으로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남겨두었다. 우리 주변에 이런 경우는 흔하다. 사고의 원인은 음주운전으로 단순 처리되고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3만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고 수십만 명이 후유증으로 부상 또는 불구의 상태로 남게 된다.


 40세 이하 연령 층의 사망원인으로 교통사고는 우리나라에서 다른 모든 질병을 제치고 단연 1위이다. 


이처럼 술이 문제가 되지만 사실 주위에는 음주와 유사한 신체 반응을 일으키는 것들이 많다.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에 콧물을 줄이는 성분인 항히스타민제에도 음주와 비슷하게 모르는 사이에 반사신경의 둔화나 졸음을 일으킨다.


또 삔 데나 근육통, 요통에 쓰이는 근육이완제, 그밖에 신경안정제, 진통제, 심지어는 기침약과 보약으로 쓰이는 한약에도 반사신경을 둔화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이런 약을 해독하는 간의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약의 효과가 수 일간이나 지속될 수도 있다. 특히 이런 약과 한잔의 음주가 곁들여지면 반사신경은 더욱 둔해지고 운전 도중 잠이 들어버릴 수도 있다.


필자의 친구는 소주 2잔의 음주로 사고가 일어났다. 나중에 알았지만 친구도 체중이 늘고 피로해서 최근에는 철따라 보약을 먹어 왔다고 들었다. 평소 소주 2-3병은 거뜬히 해치우는 애주가였는데 사고가 나기 수주전부터 이상하게 평소 주량의 반에도 소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최근에 약물을 장기 복용했거나 체중이 늘고 피로량이 지속되거나 주량이 줄고 감기가 빨리 낫지 않는 현상은 특히 지방간을 의심하게 되는 증상이다. 

간 기능의 이상은 간염 보균자,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의료보험조합에서 실시간 성인병 검진에서 40세 이상 남성의 40%에서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모든 운전자 중에서 몇 %가 상습적으로 음주 혹은 약물 복용을 하고 그들 중 몇 %가 간장에 이상이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운전자는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한다. 


나의 건강이 한잔의 술이나 한알의 약을 견딜 만큼 건강한가를.  








#애경내과 #신도림역내과 #구로동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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